현대자동차는 작년 374만3514대를 판매했다. 2019년과 비교하면 15.4% 줄었다. 해외 판매는 295만5660대로 19.8% 감소했다. 2009년 이후 가장 판매량이 적었다. 그나마 국내 판매가 늘어 전체 실적 감소폭을 줄였다. 국내 판매는 78만7854대로, 전년 대비 6.2% 증가했다. 2002년 이후 최대 실적이다. 그랜저, 제네시스 등이 선전했다.
기아의 지난해 판매량은 260만7337대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5.9% 줄었다. 기아차 역시 해외 판매가 부진했다. 해외 판매는 205만4937대로, 전년보다 8.7% 줄었다. 2011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다만 내수가 전체 하락폭을 줄였다. 기아 국내 판매는 6.2% 증가한 55만2400대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K5 등 K시리즈, 쏘렌토 덕분이다.
한국GM(-11.7%), 르노삼성(-34.5%), 쌍용차(-20.6%) 등의 판매 실적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차는 수출과 내수가 모두 줄어 타격이 더 컸다.
그러나 4분기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1조64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9% 급증했다. 영업이익률(5.6%)은 2017년 3분기(5.0%) 후 13분기 만에 5%를 넘어섰다. 제네시스 GV80, G80 등 고급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 모델의 판매 비중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기아도 4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1조28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0% 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7.6%로, 2013년 2분기(8.6%) 후 가장 높았다. 쏘렌토, 카니발, 텔루라이드 등 레저용 차량(RV) 판매 증대가 수익성을 크게 높였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올해 첫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5를 내놓는다. 테슬라의 모델Y와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놓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네시스도 전기차 JW(프로젝트명)를 준비하고 있다. 기아의 전기차 CV(프로젝트명)도 대기 중이다. 정부가 올해 전기차의 가격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기로 한 만큼 가격이 어느 수준으로 책정되느냐가 승패의 요인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목표를 공격적으로 설정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 목표를 국내 74만1500대, 해외 341만8500대 등 총 416만 대로 수립했다. 작년 대비 11.1% 늘렸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올해 자동차 부문 매출을 전년(80조6000억원) 대비 14~15%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도 4~5%로 설정했다. 기아는 올해 판매 목표를 국내 53만5000대, 해외 238만7000대 등 292만2000대로 작년 대비 12.1% 늘려 잡았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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