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섭종.’ 온라인 게임 이용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 중 하나다. 섭종은 ‘서버 종료’의 줄임말이다. 상당수 온라인 게임들은 이런 결과를 피할 수 없다. 인기 게임도 이용자가 결국 감소하기 때문이다. 게임 애호가였던 김재석 나인코퍼레이션 공동 대표가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섭종 없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립플래닛의 시작은 김 대표가 2018년 혼자 만든 게임 ‘네코유메’였다. 오프라인 매장의 멤버십 서비스인 ‘도도 포인트’로 알려진 스포카의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김 대표는 병역특례 근무를 앞두고 네코유메를 개발했다. 이 게임도 중앙 서버가 필요 없다. 오픈 소스 형태로 게임 개발 내역을 외부에 공개했다. 그의 친구들도 게임 개선에 참여할 수 있었다.
김 대표와 나인코퍼레이션을 같이 이끌고 있는 서기준 공동 대표도 당시 게임 개발에 기여했다. 김 대표는 네이버 자회사 라인에서 병역특례 근무를 해야 했던 터라 게임 개발을 중단했다. 하지만 서 대표가 해당 게임을 바탕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게임 엔진인 립플래닛을 만들면서 나인코퍼레이션을 창업했다. 김 대표는 병역특례를 마치고 지난해 나인코퍼레이션에 합류했다.
나인코퍼레이션은 작년 10월 ‘나인 크로니클’이라는 게임을 직접 만들어 출시했다. 립플래닛이 어떻게 쓰이는지 실제로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각각의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 운영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용자가 한 명만 남아도 나인 크로니클은 없어질 수 없다. 현재 실이용자 수가 1500명 정도다. 정보기술(IT) 관련 해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이용자들이 모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게임에서 아이템 구입 등에 필요한 게임 머니를 40만달러(약 4억4648만원)어치 팔아 처음 수익도 올렸다.
지난달에는 네이버, 위벤처스, 어니스트벤처스, 어센티아파이낸셜, 블록크래프터스 등으로부터 21억원 규모의 투자도 유치했다. 누적 투자금은 총 35억원이다. 김 대표는 “올해는 립플래닛을 다른 게임업체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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