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개미의 반란 '2주 천하'로 끝나나…"대세 역전됐다"

입력 2021-02-03 08:25   수정 2021-03-05 00:32


개미의 반란은 결국 ‘2주천하’로 끝날까.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가격 끌어올리기 운동’을 벌인 주식과 상품 가격이 모두 하락세다. 전문가들은 “이제 대세가 역전됐다”고 보고 있다.
게임스톱·AMC·은 모두 급락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게임스톱은 전날 대비 60% 폭락한 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게임스톱은 이날 프리마켓 거래에서부터 31% 내렸다. AMC엔터테인먼트는 전날에 비해 주가가 41.2% 급락했다.

‘제2의 게임스톱’이란 얘기가 나왔던 은 값도 확 내렸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 상품시장에서 3월 인도분 은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8.97% 급락한 트로이온스(약 31.1g)당 26.78달러에 거래됐다. 작년 9월 수준 가격이다.

게임스톱과 AMC 주식은 지난달 중순부터, 은 등은 지난달 말부터 미국 개인투자자들 주도로 값이 올랐다. 공매도 헤지펀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 공격을 주도한 미국 온라인커뮤니티 레딧이 이들을 매수 타겟으로 지목해서다. 레딧의 주식투자방 격인 월스트리트베츠의 ‘공매도 전쟁’ 대표 종목인 게임스톱은 주당 347.51달러, AMC는 주당 19.90달러까지 치솟았다. 은값은 8년만에 처음으로 30.13달러를 찍었다.
“펀더멘털과 동떨어진 가격, 오래 못간다”
하지만 이같은 추세는 오래가지 못하는 분위기다. 기업과 상품 펀더멘털과는 별개로 오른 가격이라서다. '헤지펀드에 손해를 입히자'는 분노어린 구호가 큰 동력이었던 것도 이유다. 덕분에 초반 결집력이 컸지만, 시간에 따라 감정이 사그러들면서 매수세도 주춤하다.

마크 테일러 미라보증권 트레이더는 “단기간 압박으로 오른 모멘텀에 끝이 오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의 (금융기관에 대한) 분노와 매수 응원세가 잦아들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빠지고, 남은 이들만 빈껍데기 주식을 갖게 생겼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개미들과 기관투자자들의 관심도 떨어지는 분위기다. 게임스톱은 이번주 들어 거래량이 급감했다. 지난 1일엔 거래량이 이전 5거래일 평균의 3분의1 토막 수준이었다. 쇼트(매도)포지션도 급감했다. 일부는 주식 플랫폼이 거래를 제한한 탓이지만, 콜(매수)옵션 가격이 기업 가치와는 무관하게 비싸진데다가 레딧 등에서 투자 열기가 사그러든 영향이 크다는게 주요 외신들의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장을 관측하는 전문가들은 이제 랠리가 사라지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본다”고 보도했다. 줄리안 임마누엘 BTIG 주식·파생상품 전략가는 “시장에선 ‘높은 가격을 고치는 방법은 바로 높은 가격’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상품 가격이 너무 비싸지면 더이상 사려는 사람이 없어지고, 파는 이들만 많아지면서 가격이 내린다는 얘기다. 그는 “지난주 콜옵션 매수세가 강해 가격이 오른 게임스톱도 같은 길을 갈 것”이라고 마켓워치에 말했다.
상품파생시장 달려간 일부 투자자…“개인이 이기는 시장 아냐”
초반엔 게임스톱과 AMC 등에 집중됐던 개인투자자들의 ‘화력’이 최근 상품파생시장으로까지 분산된 것도 레딧발 랠리를 흔들었다. 일부는 은에 눈을 돌렸다. 이는 애초에 잘못된 선택이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게임스톱처럼 뉴욕 증시에서 당초엔 별 관심을 받지 못한 개별 주식 하나의 주가를 올리는 일은 단기간 가능할지 몰라도, 글로벌 상품시장 주요 자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은 매우 어려워서다.

은 시장엔 개인투자자들의 집중 공격 목표가 될 만한 대규모 단기 공매도가 없다. 시장 규모도 막대하다. ‘공매도 대전’ 이전인 이달 중순 게임스톱의 시가총액은 14억달러 수준이었 반면 런던 선물시장 금고에 보관된 은 가치는 약 438억9000만달러에 달한다.

주식과는 달리 은은 헤지펀드와 주요 은행을 비롯해 원자재거래상, 광산업체도 거래 주체다. 여기에다 현물 실수요자인 전자·정보통신(IT)·에너지분야 제조기업도 대규모 거래에 나선다. 이런 시장에서 개인 매수세가 발휘할 수 있는 영향력은 크지 않다.

월가의 ‘규칙 바꾸기’도 은값 급락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2일 COMEX를 운영하는 상품거래를 주관하는 CME그룹은 은 선물 마진을 1계약당 1만4000달러에서 1만6500달러로 올렸다. 선물 마진은 상품 거래에 필요한 보증금 격인 금액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개인투자자 등 소규모 시장주체를 밀어낼 수 있는 조치”라고 분석했다. 데이빗 메든 CMC마켓 애널리스트는 “거래소가 브레이크를 밟은 것”이라며 “이후 은값이 수직 낙하했다”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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