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 대표 "공공일자리 100만개 쉽지 않을 것…양보다 질"

입력 2021-02-03 14:06   수정 2021-02-03 16:29


“일자리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안드레 안도니안 한국사무소 신임 대표(사진)가 “올해 공공일자리 10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힌 정부에 대해 “한국의 과거 신규 취업자 수를 확인했을 때 정부의 100만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은 높은 목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맥킨지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발언이다. 그는 “단순히 취업자 수만 늘리고 생산성은 그대로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민간 부문과 긴밀히 협력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디지털 시대를 맞아 사이버 보안, 데이터 애널리틱스와 같은 분야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선 능력 개발과 트레이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시점에 대해선 "내년 2분기 정도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는 오는 2분기, 세계 경제는 내년 3분기께 ‘정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도니안 대표는 각 국 정부의 코로나19 정책 대응 및 보건당국의 통제 상황 분석, 글로벌 기업 임원 2000여명 대상 설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코로나19 관련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다음은 안도니안 대표와의 일문일답.<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 코로나19로 각국마다 유동성이 확대돼 주가는 오르는 반면 실물경제는 악화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이 언제쯤 종식될 것이라고 맥킨지는 내다보고 기업은 이에 어떻게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저희가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고 보고 있습니다만, 최상의 시나리오도 피해간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회복이라는 것이 단순한 U자 모양으로 빠르게 반등하지는 못할 것 같고 좀 더 오래 지속되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습니다. 응답자 중 80%가 ‘이 바이러스의 확산은 줄어들 것이다’, ‘곧 확산이 멈출 것이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양한 시나리오 중 가장 많은 응답을 받은 것이 34%로, 중간 정도 바이러스 통제와 정부 당국의 정책적 개입이 중간 정도로 나타나는 것을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로 보고 있습니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미국에서 정상으로 전환되는 시점이 2021년 2분기로 예측되고, 집단 면역이 가능한 시점은 3분기, 4분기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의 변종 그리고 백신 접종이 지연이 되면서 이 기간이 더 지연될 수 있습니다. 이 두가지 변수에 따라 약 1년정도의 시간차가 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한국 같은 경우에는 바이러스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시점을 2022년 2분기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시기는 전세계보다는 빠른 수준이며, 세계적으로 회복이 예측되는 시점은 2022년 3분기가 되겠습니다."

▶ 위기를 극복한 기업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위기 시에는 고성과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간의 격차가 더 커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정말 올바른 선택을 해서 단계별로 진행을 한 기업들의 경우에는 훨씬 더 앞서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더 잘 준비한 기업들이, 예를 들어 기업 기술 인프라나 원격 근무 활동, 원격으로 고객과 협력 업체들과 접근성에서 뛰어난 기업들이 굉장히 잘 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었고요, 또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고 회복성을 보인 기업들이 상당히 성공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성공적인 기업들을 보면 피아노를 연주할 때, 건반 전체를 활용해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과 같은 활동들을 보여왔습니다. 굉장히 공격적으로 투자의 60%에 달하는 자원들을 재할당해서 배분한 것을 볼 수 있고, M&A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했습니다. 두번째로는 기능적인 우수성을 확보하려는 노력들이 수반되어, 기업 내의 프로세스, 예를 들면 구매 공급망, 디지털화 생태계 구축, 디지털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 구축 등에 있어서 굉장히 빠른 활동들을 보이고 있고, 또 애자일하고 빠른 의사결정과정, 또 인력들에게 새로운 역량을 구축하고 전수하는 데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이 실제 SCM 전략을 수정 중인지요.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지 궁금합니다.

"첫번째로, 디지털화를 전체 프로세스에 걸쳐서 end-to-end로 구축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또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세밀하게 활동과 역량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두번째로, 멀티(공급망)채널을 확보해 이커머스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세번째로, 지속가능성도 굉장히 중요해서, 규제당국이나 고객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기업의 환경 발자국에 대해 지속가능성을 계속해서 요구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환경에서 효율성은 간과할 수 없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저희가 목도하고 있는 트렌드로 지역화가 있습니다. 코로나 전에도 있어왔으나 코로나로 인해 가속화된 트렌드라고 볼 수 있는데요, 공급자가 시장에 가까이 있는 것에 대한, 즉, 리쇼어링에 따른 이점이 분명히 있다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탄력성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우리가 적시 생산(Just-In-Time) 의 개념을 굉장히 중요하게 봐왔다면 이제 'Just In Time Plus' 개념이 도입되고 있어서 이 플러스가 의미하는 것은 비상 대비 생산(Just-In-Case)입니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리스크별 시나리오를 만들고 거기에 대응하는 방안들을 구축합니다.

기업들은 회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단순히 공급망을 이동하는 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넘어서 리스크 관리,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들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투명성이라는 것은 과연 공급업체들의 공급이 어디서 오는지 파악하는 것까지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데 이는 불가피하게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공급사슬의 투명성을 이해하는 것은 무엇보다 필요한 것입니다. 또한 공급업체와 운송망의 중복성이 위기상황에 필요합니다. 재고를 더 비축하고, 제품의 복잡성을 줄이고, 생산시설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말하자면 배가 폭풍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가는게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반도체, 자동차, 바이오 분야에 있는 클라이언트들을 많이 상대하신 것 같은데 코로나가 이 분야 기업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반도체를 보면 반도체 칩 내에 다양한 기능들을 통합시킬 수 있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들도 가능하고, 의료용 원격 모니터링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센서의 정보 처리와 같은 분야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를 예를 들면,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공유차, 전기차, 수소차 등 새로운 기회들이 부상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 같은 경우에는 전자기기나 모바일 기기 이지만 하드웨어가 붙어 있는 형태로 볼 수도 있는 시점이 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의 결합들이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바이오테크 분야에서 백신 개발이 굉장히 빠르게 가속화되는 과정들을 보면서, 향후에 이런 것들이 자리잡을 수 있겠구나 하는 가능성을 볼 수 있었습니다. 최초로 MRI 기술을 적용했었고, 또 AI, 빅데이터, 머신러닝, 자동화와 같은 타 기술과 결합해서 빠르게 진화하는 것을 봤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이고, 다른 신약 개발에도 활발히 적용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 코로나 시대 비대면, 플랫폼 기업들이 호황을 누렸습니다. 지난 한해 특히 기업가치가 많이 오른 곳들의 특징은 무엇이라 보시는지요.

"저희가 400여개 기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해 봤는데, 특히 4차산업혁명을 강하고 빠르게 실행하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살펴보니 위기 시 이 기업들이 훨씬 잘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특징 중 첫번째는, 디지털 가속화가 빠르게 적용되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기술에 대한 대중들의 수용도가 많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고객 경험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고객을 만나는 기회들이 줄어들었지만 지속적으로 고객들에게 가치를 제공해야 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와 기대 수준들을 충족시켜야 하는 과제들이 있습니다. 또, 목적이 이끄는 브랜드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무엇보다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직원들과 고객들이 살고 있다 보니 목적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목적을 통해서 사기가 높아지고 브랜드와 연대감도 강하게 느끼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성공요인에 있어서 ‘무엇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느냐도 그만큼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외부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잘 배워서 내부에 적용하는 것이 '어떻게'에 해당할 것입니다. 높은 타겟을 설정하고 이니셔티브들을 추진하고 기업 내에서는 여러가지 임팩트를 큰 규모로 창출해 내는 것들이 고객에게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굉장히 중요해졌습니다."

▶코로나 극복 이후 각광받을 산업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만약 B2C로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한다면 온라인 이커머스가 중요할 것입니다. 조사 결과 기업 중 60%만이 어느 정도 이커머스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성공적으로 e-채널들을 통해 차별화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바이오의약품 분야가 유망하게 보이며, 그리고 친환경,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것들도 굉장히 대두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그린 및 친환경 기술들에 대한 인프라 투자가 진행될 것이며 지속가능성을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아시아 기업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10년 전부터 봤을 때, 테크 기업 매출 기준으로 전 세계 성장에 있어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52%, 스타트업 펀딩에 있어서도 전세계 성장에서 43%를, 또 R&D 투자도 세계 성장의 51%가 아시아이며, 특허 분야 역시 87%의 성장이 아시아에서 오기 때문에 전세계 어떤 지역보다도 아시아의 비중이 큰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021년 하반기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접어들 한국 산업은 어떻게 발전 방향 및 전략을 짜야한다고 보시나요.

"한국 같은 경우, 다양한 산업군에서 강자였으며 이런 강점들을 이용해 패러다임 전환을 단행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인 경우 하드웨어 중심이었던 것을 모빌리티 공급자로 전환함으로써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모빌리티 전반에 걸쳐 강자로 부상할 수 있게끔 가야할 것입니다. 에너지도 재생에너지를 통해서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갈 수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소비재 같은 경우에는 디지털 채널, 디지털 고객 경험 위주로 발전을 해 나가야 된다고 보며, 신기술을 활용한 헬스케어도 중요하겠습니다. 기술은 제조업이나 다양한 기업들에게 새로운 통제점, 즉 컨트롤 포인트들을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관련하여 이런 컨트롤 포인트들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역량과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야 합니다.

제조업 외에도 다른 기회가 많을텐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과감한 목표들을 설정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뉴 노멀 시대가 될 것입니다. 제약은 디지털 의료를 생각하고, 소비재는 디지털 플랫폼, 에너지는 재생 에너지, 은행 같은 경우에도 새로운 기술들을 도입해서 지점 운영이나 다양한 접점에서 고객과 상호작용하는 방식들이 변할 것입니다.

디지털 시대에서 규제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기업들이 테스트하고 학습할 수 있는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규제들 - 특히 데이터 프라이버시(개인정보처리)와 관련한 규제들에 있어서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데이터 접근성을 개선하게 되면 다양한 솔루션들을 빠르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개인정보보호와 균형을 잘 맞춰야 하기에 규제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한국기업의 준비정도, 그리고 글로벌 1등 기업이 되기 위해 한국기업들이 뭐를 더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우선 성공하기 위한 요건으로는 디지털의 도입이 되겠습니다. 또, 디지털을 원활히 도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개방된 학습에 대한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전세계적으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학습을 이용하고 새로운 것들에 집중하는 노력들이 필요할 것입니다. 저희가 통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꾀하고 있는 기업의 70%가 ‘파일럿 함정’에 빠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즉, 파일럿을 한 번 실행해 보고, 이를 조직 내에 확대 적용하여 확산시키는 데에는 실패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전반적인 변화에 대한 전사적인 아키텍처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변화는 큰 규모로, 광범위하게, 빠르게 실행되어야 효과가 있습니다. 12개월 내에 전체 가치의 74%가 실행이 되어야지만 그 효과를 극대화될 수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 중요한 수단은 애자일한 업무 방식과 의사결정 방식이 되겠습니다. 즉, 부서를 넘어선 교차 업무 방식도 중요할 뿐 아니라, 단절된 사일로(조직 내 부서간 장벽) 형태로 일하는 것을 지양해야 합니다. 또, 모든 조치들이 조직 내에서 포용적인 형태로 실행되어야 합니다.

전통적인 하드웨어 강점들과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것들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글로벌 인재의 활용입니다. 제가 글로벌이라고 말씀드리지만 한국의 교육 수준과 인재 수준은 굉장히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인재가 필요한 것은 조직 내에 다양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성공적인 글로벌 기업들은 이러한 다양성 있는 인력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한국 대기업의 국내 고용 창출 기여도는 10%에 그치는 반면 2021년 한국 정부는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직접 생산해낼 예정이다. 한국의 정부와 기업이 고용 창출 능력과 관련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일본의 기업 고용시장 현실과 비교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부의 목표인 2021년까지 100만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자료: 기획재정부 2021년 예산안 발표 기준)은 높은 목표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과거의 신규 연간취업자 수를 확인했을 때 2017년 31만6000명, 2018년 9만7000명, 2019년 30만1000명이며 2020년에는 21만8000명의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정부가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민간 부문과 긴밀히 협력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어떤 산업에서 얼마나 생산성을 늘릴 것인지를 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고용인수만을 늘리고 생산성은 그대로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함께 생산성이 늘어야 합니다. 또한 고용의 양만큼 질도 중요합니다. 디지털 시대에서는 새로운 스킬들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사이버 보안, 데이터 애널리틱스와 같은 분야는 많은 능력 개발과 트레이닝이 필요합니다. 저희의 분석 결과, 2030년까지 한국에 80만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일본과 비교해달라는 질문이 있었는데, 일본의 상황도 한국과 비슷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유사한 도전 과제를 직면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이 이런 경험들을 공유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최근 한국의 주가가 많이 올라간 배경에 한국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으로 인한 수출 강화 등도 소개가 되고 있는데, 한국 기업들에 대한 글로벌 평가는 어떤 상황으로 보시는지요.

"한국 같은 경우는 디지털 기술의 도입률이 전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보유율이 95%, 인터넷 사용률이 96%, 디지털 뱅킹의 이용도가 99%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출처: 2018년 맥킨지 보고서 Asia Banking in the Digital Consumer Era). 한국은 우수한 제품들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5G, 스마트폰, 반도체 등이 그 예입니다. 전체 디지털시장의 성숙도도 상당히 높아서, IMD의 평가 결과, 한국은 2020년 디지털 경쟁력 부문에서 8위를 차지했습니다. 전세계의 유니콘 기업 숫자들만 보더라도,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518개 스타트업 기업 중 한국은 11개를 보유하여 4개를 보유한 일본보다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2021년 1월, CB 인사이트 기준)
물론 개선의 여지도 있습니다. 앞서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삼성, LG와 같은 기업들이 단순히 우수한 제품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앱같이 다양한 콘텐츠도 리드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한국의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같은 대표 기업들에 대한 글로벌 평가 기관의 ESG 평가 등급이 'B'수준으로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무엇이 부족한 것일까요? E, S, G 중에 한국 기업이 가장 취약하다고 판단하시는 영역은 무엇이고 어떤 식으로 개선해야 할까요.

"우선 ESG는 제약이나 부담이 아닌 기회 요소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전문자산운용사들이 ESG에 투자하고 있는 규모를 보면 2012년 전체 자산운용의 21%에서 2018년 33%로 늘었고, 계속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ESG는 가치 창출에도 상당히 기여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전체 에비타(EBITDA,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의 1/3에 기여를 하는 것이 ESG와 관련된 투자로 나타나, 수익률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린 공급망 관리에서와 같이 리스크 관리에도 상당히 기여하고 있습니다. 또,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가치 창출과 목표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기업들의 활동도 ESG와 관련하여 강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SK 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10억 달러에 달하는 그린본드를 발행했고, LG화학은 15억 달러 그린본드를 2019년에 발행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영국에 기반을 둔 카본 트러스트에서 반도체 업계 최초로 탄소 관련 인증을 받아carbon footprint과 water footprint certification을 받은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DS부문은 ESG의 사업 성과를 2021년부터 모든 사업장에서 평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한화는 2019년 3억 달러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했습니다. 많은 활동들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더 많은 활동들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표님께서는 5년간 일본사무소 대표를 역임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양국 기업의 강점 및 잠재력과 개선해야할 점을 비교 설명해줄 수 있으신가요. 취임한지 얼마 안 되긴 했지만, 일본에서 봤을 때 한국 기업(산업)과 한국에서 직접 와서 본 한국 기업(산업)에 대한 인상이 어떻게 같고 다른지 궁금합니다.

"양국이 처한 도전 과제에 있어서도 유사성이 있습니다. 도전 과제 중 첫 번째는 고령화 문제입니다. 고령화에 있어서는 일본이 한국보다 앞서 있으나, 한국이 바로 뒤따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전쟁 이후에 양국 모두 급성장 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향후 과제로는,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이룬 이후 이제는 무엇을 이룰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남아있고, 과연 디지털 시대에 성공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도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양국이 가지고 있는 강점은 이러한 시대에 잘 맞춰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재, 논리적 사고력, 근면 성실함, 그리고 야심찬 동기부여 등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계약 측면에서 평생고용 대비 ‘고용가능성(employability)’ 확보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직장을 유지하는 평생고용 측면에서 봐왔다면, 앞으로 새로운 시대에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스킬을 구축함으로써 고용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중요하게 보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차이점이 있을까요.

"팩트 기반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전세계 포춘 500대 기업 중에서 한국 기업은 14개, 일본은 53개 기업을 보유하여, 포춘에 들어간 기업이 일본이 더 많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화를 조금 더 빨리 시작해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반면 유니콘 기업 수를 봤을 때, 아까 말씀 드린대로 한국은 11개, 일본은 4개 기업을 보유하여 한국이 더 빨리 의사결정 내리는 환경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또, 전통적으로 한국은 재벌, 일본은 게이레츠(Keiretsu, 기업집단)으로 불리우는데, 제가 양국 기업들의 회장님들을 만나봤을 때, 한국 같은 경우에는 좀 더 의사결정권이 강하며 의사결정을 하려는 의지도 강한 것을 보았습니다. 일본 같은 경우에는 조직 내의 합의를 구축하고 정렬하는 데에 많은 조율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하자면, 일본의 길거리에서는 클랙슨 소리를 들을 일이 거의 들을 일 없어 ‘젠(Zen, 일본식 불교, 참선)’ 상태로 느껴졌는데, 한국 같은 경우에는 클랙슨 소리도 종종 나는 것이, 보다 감정적이며, 이러한 감정이 좋게 발현될 경우 에너지화 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반면 일본 같은 경우 음소거 상태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본 대표로 역임하시는 동안 2배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고 들었다. 최근 컨설팅시장이 일본 내에서 확대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컨설팅 업계가 일본에서 이 시기 동안 성장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맥킨지 같은 경우에는 연간 25% 성장하여 5년동안 3배의 성장을 달성했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일본 기업들의 트랜스포메이션을 성공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입니다. 맥킨지가 단순히 이 기업의 ‘조언 파트너(thought partner)’가 아니고, 실제로 방향성의 실행까지 할 수 있도록 지원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글로컬’이라고 부르는, 맥킨지의 글로벌 및 로컬 인재들의 전문성을 결합하여 접목시켰던 것이 성공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조직을 변화시킬 것인가 하는 거버넌스까지 망라하는 ‘플레이 북(Play book)’을 구축하여 조직 내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맥킨지의 사업성과와 결과들은 고객사의 성과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우리가 성장해야 하니까 이렇게 해야 한다’의 접근이 아닌, 고객사가 성장해야 저희 또한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합니다. 아무쪼록 한국에서도 이 성공을 재현하기를, 나아가 더 높여서 초과 달성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RE100(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 등 글로벌 친환경 규제, 민간 캠페인 관련 일본 기업들의 대응 속도와 한국 기업들의 과제는 무엇일까요.

"일본과 한국의 여러 기업들이 관련된 발표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수소경제에 대한 계획으로 양국 모두 투자를 늘리겠다고 발표 한 바 있습니다. 또, 기업별로 볼 때 SK 하이닉스와 SK텔레콤을 비롯한 SK의 8개 자회사는 2020년 10월 이미 RE100에 가입했으며,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로 100%의 전기수요를 달성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삼성전자도 RE100에 가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LG화학은 '2050년까지 탄소 중립 성장' 선언을 하며, RE100에 가입했습니다. 일본의 경우, 일본 열전력 발전소의 5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제라(Jera)는 2050년까지 탈(脫)탄소 선언을 했고, 스미모토(Sumitomo Chemical) 또한 탈탄소 선언을 한 바 있습니다. 모두 세부적인 로드맵과 실행계획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실제 실행하더라도 신기술이 나올 때가지 기다리거나 의존하지 말고 지금부터 실행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작년부터 반도체 소재 관련하여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간의 갈등과 관련해서, 일본 기업들이 실제로 이 규제를 원하는건지, 정부의 결정에 어쩔 수 없이 따르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두 번째로는, 이 갈등이 해소되면 언제쯤 해소될지 전망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저 또한 아르메니아 출신 오스트리아인이기 때문에 세계대전으로 인한 대규모의 민족 살상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희망하건대 이러한 문제들이 잘 해결되길 바라며, 그 이유는 양국 모두 무역에 매우 의존하는 국가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기회를 창출하고 포착하여 선도 국가로 나아가야 하는데, 이렇게 무역 갈등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양국 모두에 득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제가 이해한 바로는 일본의 외무성의 규제를 일본 기업들이 따르도록 하는 구조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충분히 공감할 수 있으며, 동시에 양측이 서로 혜택을 가져가는 상황에서 잘 해결이 되길 희망합니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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