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질병·노화' 발생 시점 측정…삼성 지원

입력 2021-02-04 09:00   수정 2021-02-04 09:01


김형범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DNA 염기 서열을 변화시켜 생명 현상이 발생한 시간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질병, 노화 등 생물학적 현상이 발생하는 시점을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이 연구를 지원했다.

3일(현지시간) 생명과학 전문 학술지 '셀(Cell)'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경과된 시간과 특정 생명 현상의 시간 정보를 기록'이라는 제하의 논문이 실렸다. 이 연구엔 정인경·조성래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박태영 응용통계학과 교수,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교수 연구팀 등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생명체가 질병에 걸리면 DNA 염기 서열이 변한다. 염기 서열이 언제부터 변했는지 알아내면 질병이 언제부터 발생했는지도 추적할 수 있어 질병의 진행 정도에 따른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다.

예컨대 인체가 바이러스에 언제 감염됐는지 정확한 시간을 확인하면 질병의 진행 경과에 맞춰 적절한 치료약을 쓸 수 있게 된다. 김형범 교수 연구팀은 DNA 염기 서열에 변화가 생기면,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정상 염기서열은 줄어들고 변이가 늘어나는 것을 발견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통계적 분석을 위해 2만3940개의 서로 다른 염기 서열을 독성 물질에 노출하거나, 열 충격 등을 가해 발생한 변이를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했다. 이렇게 얻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통계적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생명체가 다양한 환경에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DNA 염기 서열의 변화 시점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연구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해 오차 발생률 10% 내외의 정확도로 시간 측정 시스템의 유효성을 검증했다. 김 교수는 "화석 등의 나이를 측정하는 방사성 동위원소 측정법과 동일한 원리를 이용해 생명체 내에서 일어나는 각종 현상의 시간 경과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질병 발생 과정 추적, 노화 등 대부분의 생물학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산업적 활용을 고려해 해당 기술에 대한 국내에서 특허 등록을 완료했고, 미국 등 해외에서도 특허 출원 중에 있다. 이번 연구는 2017년 6월 삼성미래육성사업의 과제로 선정돼 지원을 받고 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과학기술 연구의 육성·지원을 목표로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1조5000억원을 출연해 시행하고 있는 연구 지원 공익사업이다.

이번에 '셀'에 처음 게재된 것을 비롯해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지원한 연구 과제는 최상위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에 5건, 사이언스에 6건의 논문으로 실렸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매년 상·하반기에 각각 기초과학, 소재, ICT 분야에서 지원할 과제를 선정하고, 1년에 한 번 실시하는 '지정테마 과제 공모'를 통해 국가적으로 필요한 미래기술 분야를 지정해 해당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또 연구 책임자가 연구 성과와 주요 이슈를 설명하고, 참석 연구자들과의 토론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애뉴얼 포럼', 연구 성과의 산업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R&D) 교류회, 활용도가 높은 특허 출원을 지원하는 IP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삼성은 2013년부터 지금까지 634개 과제에 8125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삼성전자는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 이라는 기업의사회적책임(CSR) 비전 아래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스마트공장, C랩 아웃사이드, 협력회사 상생펀드 등 상생 활동과 청소년 교육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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