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오픈 대신 사우디行 택한 PGA선수들

입력 2021-02-04 18:04   수정 2021-02-05 00:21


5일(한국시간) 새벽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이스트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은 웬만한 메이저대회를 뛰어넘는 인기를 과시한다. 매년 50만 명이 넘는 갤러리를 모을 정도로 주목도가 높다. 하지만 이 대회는 올해에도 최정상급 선수들을 한데로 모으는 데 실패했다. 같은 기간에 ‘오일 머니’를 앞세워 열리는 유러피언투어 사우디인터내셔널(총상금 350만달러) 때문이다.
존슨, 커트탈락해도 우승상금 3배 확보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37·미국), 괴력의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 등은 4일 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라 이코노믹시티의 로열 그린스GC(파70·7010야드)에서 개막한 사우디인터내셔널에 출전했다. 피닉스오픈이 열리는 애리조나주 주립대 출신 필 미컬슨(51·미국)도 2년 연속 사우디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주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 우승자인 미국의 패트릭 리드(31), 토니 피나우(32), 재미동포 케빈 나(38)도 사우디행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사우디로 향한 건 초청료로만 우승상금 이상의 수입을 올릴 수 있어서다. 미국 골프위크에 따르면 존슨은 비교적 부진했던 지난해에도 대회 초청료로만 150만달러(약 16억7000만원)를 벌었다. 이 대회 우승상금(약 58만달러)의 3배가 조금 안되는 금액이다. 만약 존슨이 2019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 또 우승하면 200만달러 이상의 목돈을 손에 쥐는 셈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는 주최 측으로부터 300만달러의 초청료를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존슨이 지난해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포함해 4승을 거두고 세계 1위로 올라선 만큼 올해는 더 많은 초청료를 받은 것으로 외신들은 보고 있다. 존슨과 함께 실력이나 지명도에서 이른바 ‘A급 선수’로 분류되는 미컬슨과 디섐보, 리드 역시 우승 상금 이상의 초청료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의 ‘사우디 러시’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사우디 인터내셔널이 창설되기 직전인 2018년 10월 사우디 정부는 반체제 성향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사우디 인터내셔널은 사우디 정부의 ‘이미지 세탁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골프다이제스트는 “나흘간 골프를 하고 최소 10억원 이상의 큰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를 거절할 선수가 얼마나 있을까”라며 “프로 골퍼들은 외국의 정치 문제에 큰 관심이 없다”고 전했다.
갤러리 없는 피닉스 오픈, 흥행 비상
반면 피닉스오픈 주최 측은 그 어느 때보다 ‘빅네임’들의 빈자리를 크게 느낄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올해는 하루 관중 수를 5000명 이하로 제한한다. 고성방가가 허락돼 떠들썩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16번홀(파3)인 콜로세움홀에도 올해는 적막이 흐를 예정이다. 사실상 방송 중계가 홍보의 전부인 상황에서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한 로리 매킬로이(32·북아일랜드), 애리조나 주립대 출신 욘 람(27·스페인)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김시우(26)와 임성재(23), 안병훈(30), 이경훈(30), 강성훈(34) 등 한국 선수들도 출전했다.

PGA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등은 초청료 제도를 금지하고 있다. PGA투어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유러피언투어는 주최 측이 투어에 소속되지 않은 선수들에게만 초청료를 주도록 허락하고 있다. 골프위크는 “유러피언투어 소속 선수들은 초청료를 못 받게 돼 있으나 주최 측이 여는 행사 등에 참석해 ‘홍보비’ 명목으로 돈을 챙기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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