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다고 외롭다고 덜컥 입양?…3살 아이 키운다는 각오 필요해요

입력 2021-02-04 17:37   수정 2021-02-14 15:37


‘냐옹신’과 ‘미야옹철’.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닉네임이다. 냐옹신은 나응식 수의사, 미야옹철은 김명철 수의사의 애칭이다. 둘 다 EBS 프로그램 ‘고양이를 부탁해’에 출연하는 수의사다. 이 중 나 수의사는 그레이스동물병원 원장으로 현재 네 마리 유기묘를 입양해 병원에서 기르고 있다. 요즘 반려묘를 들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그의 스케줄도 더 바빠졌다고 한다. 인터뷰는 30분가량 그의 시간을 쪼개 진행했다.

“하루는 ‘고양이를 부탁해’ 촬영을 하고 이틀은 팟캐스트, 라디오, 유튜브 등의 녹화를 합니다.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진료에 전념하고요.”

나 수의사는 대한수의사회 산하 단체인 한국고양이수의사회 부회장직도 맡고 있다. 그는 “다양한 고양이 진료 사례를 분석하고 원활한 진료를 위해 전국의 수의사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 수의사는 최근 반려묘 열풍에 대해 “고양이의 치명적인 귀여움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예측 불가능한 행동에서 오는 행복감은 특히 여성들에게 큰 만족감을 준다는 것이다. ‘우울감 극복’도 이유로 들었다. 그는 “반려동물과 스킨십을 하는 것만으로도 우울감과 무기력증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했다.

“고양이는 강아지보다 더 친밀하게 교감을 나누는 동물이죠. 오랜 시간 집안에서 함께 머무는 반려동물이기 때문에 현대인에게 필요한 조용한 위로를 건네는 존재라고 할 수 있어요. 실제로 동물을 쓰다듬으며 지내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확 떨어져요.”

그는 그러나 반려묘 입양자 간에 지식의 격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고양이를 잘 아는 사람도 많지만 기본 정보도 모르면서 무턱대고 반려묘를 입양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고양이는 작은 강아지가 아니에요. 고양이를 입양하고 싶다면 3살짜리 어린아이를 15년 이상 키우겠다는 각오가 돼 있어야 합니다.”

고양이의 정신연령은 사람으로 치면 2~3세 수준으로, 그런 아이를 키우겠다는 굳은 의지와 희생정신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나 수의사는 “고양이를 키우는 것이 자신에게 상당한 감정적 위안이 되기 때문에 덜컥 입양부터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하지만 단순히 외롭다고 입양하면 안 되고 반려묘를 책임질 마음의 준비, 경제적 여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길고양이 학대 사건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그는 “비인간적인 사건을 보고 공포심과 분노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나보다 약한 존재인 고양이를 학대하는 심리가 더 발전하면 어린이와 여성, 노약자를 향할 수 있기 때문에 더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반려동물을 사망에 이르게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학대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나 수의사는 “처벌법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법만 둘 게 아니라 실제로 이 때문에 처벌받는 사례가 나와야 경각심이 생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수의사의 유튜브 채널 ‘냥신TV’ 구독자 수는 16만2000여 명이다. 《고양이 마음사전》이라는 어린이 책을 펴낸 그는 “올해는 고양이 같은 사람 즉, 캣퍼슨의 감정과 관련한 에세이를 출간할 예정”이라고 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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