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대표들이 밤새 떠든다는 '클럽하우스'를 아시나요

입력 2021-02-04 17:28   수정 2021-02-05 01:52


“토스 앱에서도 소셜서비스를 테스트하는 중입니다.”(이승건 토스 대표)

4일 새벽 2시. 글로벌 SNS ‘클럽하우스’의 한 채팅방에 200여 명의 회원이 모였다.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벤처)으로 꼽히는 토스의 이 대표와 차기 유니콘 기업으로 주목받는 지그재그의 서정훈 대표 등이 나누는 음성 대화를 듣기 위해서다. 얼굴은 나오지 않는 이 ‘목소리 채팅방’에서 이 대표는 토스가 최근 시도하는 사업과 기업 문화 등을 털어놓기도 하고, 클럽하우스의 매력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 방에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의장도 청취자로 참여했다.
유명인과 음성 채팅 ‘열광’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클럽하우스의 인기가 한국에도 상륙했다. 클럽하우스는 2020년 설립된 미국 스타트업인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이 제공하는 SNS 서비스다. 문자가 아니라 음성으로 대화하는 쌍방향 SNS라는 게 다르다. 실리콘밸리의 거물 투자자 안드레센 호로위츠가 참여해 10억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이미 해외에서는 유니콘 기업 SNS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1 대 다수’로 소통하는 팟캐스트와 달리 ‘다수 대 다수’로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카카오톡의 ‘그룹콜’ 기능과 비슷하지만 나와 친구(팔로어)가 아닌 사람과도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사용자들은 언제든 여러 방에 참여할 수 있고 자신의 방을 개설할 수도 있다. 방을 만든 사람(모더레이터)은 누가 대화에 참여할지를 결정하고, 관심 있는 사용자는 참여 의사를 밝힐 수 있다.

이용자는 내가 만나기 어려운 유명인의 대화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 열광한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클럽하우스에 등장해 “원숭이의 두뇌에 칩을 심는 데 성공했다”는 등의 발언을 하면서 인기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머스크가 참여한 방은 한도 인원 5000명을 꽉 채우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 방에서 “뉴럴링크(Neuralink)가 원숭이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원숭이는 마음을 이용해 비디오 게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럴링크는 머스크가 설립한 바이오 인공지능 스타트업이다.

한국에서는 ‘레인보우’ 지숙, ‘클래지콰이’ 호란 등 유명 연예인은 물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같은 정치인도 이용하기 시작했다. 지난 3일 이 서비스를 이용한 박 전 장관은 “(클럽하우스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젊은이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정책의 사각지대를 찾아낼 수 있었다”며 “서울시장 출마도 응원받아서 많은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화상채팅 대체할 SNS 기대감
클럽하우스는 대화 내용이 전혀 남지 않아 실시간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무슨 말이 오갔는지 알 수 없다. 사용 기기에서 녹화기능을 켜면 앱에서 녹화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뜨며, 여러 번 시도하면 차단당할 수 있다. 이런 특징이 이용자들의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에서 나만 소외됐다는 두려움)를 건드리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렌드에 빨라야 하는 정보기술(IT)업계에서 클럽하우스가 ‘필수 SNS’로 빠르게 자리 잡은 배경이다.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클럽하우스는 이미 주간 활성 사용자 200만 명을 확보했다.

특정 자격이 있어야만 입장이 가능한 점도 인기 요소다. 가입만 한다고 이용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기존 이용자가 초대장을 보내주거나, 이미 가입한 지인이 입장을 허용해야 앱을 이용할 수 있다. 초대장도 한정돼 있다. 처음 가입했을 때 단 두 장을 받을 수 있으며, 활동을 많이 해야 초대장을 더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남는 초대장 없냐’는 요청 글이 수두룩하다. 초대장을 사고파는 거래까지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클럽하우스가 차세대 대표 SNS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이종대 데이터블 대표는 “영상 채팅에 지친 사람들이 얼굴과 옷을 드러내지 않고 상대적으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음성 채팅에 열광하고 있다”며 “음성형 트위터 형태의 클럽하우스가 ‘줌’을 대체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남영/김진원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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