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고개숙인 경찰…'낙동강변 살인사건' 불법수사 사과

입력 2021-02-05 10:27   수정 2021-02-05 10:30


경찰 고문에 못 이겨 살인죄 누명을 쓰고 21년간 옥살이를 한 ‘낙동강변 살인사건’에 대해 경찰이 공개 사과했다. 경찰이 공개 사과를 한 것은 올 들어서만 세 번째다. 지난달엔 '정인이 사건'과 '이용구 법무부 차관 폭행 사건'의 부실 수사에 대해 사과했다.

경찰청은 5일 “‘낙동강변 살인사건’ 재심 무죄 선고와 관련해 재심 청구인을 비롯한 피해자, 가족 등 모든 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당시 수사 진행과정에서 적법절차와 인권중심 수사원칙을 준수하지 못한 부분을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이로 인해 재심 청구인 등에게 큰 상처를 드린 점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이어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보호’는 준엄한 헌법적 명령으로 경찰관의 당연한 책무”라며 “경찰은 이번 재심 판결 선고문 및 재판 과정에서 확인된 수사상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하겠다”고 했다. 이 사건을 인권보호 가치를 재인식하는 반면교사로 삼아 억울한 피해자가 다시는 없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설명이다.

경찰청은 “앞으로 수사단계별 인권보호 장치를 더욱 촘촘히 마련해 수사의 완결성을 높일 것”이라며 “공정한 책임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으로 오랜 시간 고통을 받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부산고법은 지난 4일 최인철 씨(59), 장동익 씨(62)에 대한 강도살인죄 재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1990년 1월4일 부산 사상구 엄궁동 낙동강변 갈대숲에서 30대 여성이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다. 사하경찰서는 1991년 최씨와 장씨를 별건인 공무원 사칭 혐의로 임의동행해 조사하면서 이들로부터 살인사건의 범행을 자백받았다.

21년을 복역한 두 사람은 2013년 모범수로 특별감형돼 출소한 뒤 “경찰에 고문을 당해 허위자백을 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어 두 사람은 중앙행정심판위원회 등에 DNA 검사 등을 요구하는 행정심판을 요청했으나 기각됐다. 이 사건이 주목을 받은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이 사건의 항소심과 대법원 상고를 맡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들이 2017년 청구한 재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2018년 7월 조사 대상으로 선정하고 대검 진상조사단이 조사를 진행해 2019년 4월 경찰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과 이를 검증하지 않은 검찰의 부실수사라고 결론을 내렸다. 부산고법은 지난해 1월 판결문에서 “경찰의 직권남용, 불법체포, 물고문 등 가혹행위가 인정된다”며 재심개시를 결정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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