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통화로 확인하는 부모님 건강…얼굴살 빠졌는지 보세요 [이지현의 생생헬스]

입력 2021-02-05 17:17   수정 2021-02-06 09:47

설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명절은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평소 챙기지 못한 부모님의 건강 상태도 확인할 수 있는 때다. 하지만 올해는 여건이 좋지 않다. 코로나19 여파로 강력한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어서다. 고령의 부모님 안부를 묻기 위해 전화통화를 해도 부모님의 건강에 문제가 있는지 알아채기는 쉽지 않다. 많은 부모님이 자식들의 걱정거리가 늘어날까봐 건강에 문제가 있어도 쉬쉬하기 때문이다. 이런 게 걱정된다면 전화 대신 영상통화로 안부를 챙기는 게 좋다. 화면을 통해 안색 등을 확인할 수 있어서다. 코로나19로 만남이 어려운 올 설 연휴에 부모님 건강을 확인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영상통화 어려워하면 인지기능 저하 위험

고령층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많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나이가 들면 학습기능이 떨어져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여러 차례 사용법을 배웠는데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인지기능 저하 등을 의심해야 한다.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고령의 부모님이 자녀에게 영상통화를 걸도록 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영상통화하는 방법이 간단해진 만큼 수차례 설명에도 수행하지 못한다면 집중력이나 이해력이 떨어지는 등 인지기능 저하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 시력이나 청력이 떨어지는 시청력 감퇴 신호로 볼 수도 있다.

장일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인지기능 저하가 두드러지면 치매와도 관련이 있다”며 “치매는 초기에 기억력 장애로 시작하지만 진행되면 공간지각력, 계산능력, 판단능력도 함께 악화되고 결국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고 했다. 이때는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영상통화 중 화면이 지나치게 자주 흔들린다면 떨림(전진) 증상 때문일 수 있다. 노년이 되면 누구나 떨림 증상을 호소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스마트폰 무게 정도로 떨림 증상이 생기는 일은 드물다. 화면 떨림이 있다면 혼자 가만히 있을 때도 떨리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행동이 평소보다 느려지고 중심 잡는 걸 어려워한다면 단순한 수전증이 아니라 파킨슨병 초기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부족해져 생기는 질환이다. 도파민은 사람이 원하는 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물질이다. 파킨슨병을 완치하는 방법은 없지만 조기에 찾아 관리하면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조기에 병원을 찾아봐야 하는 이유다.
얼굴살 전보다 많이 빠졌다면 근감소증 의심
화면에 나오는 부모님의 얼굴살도 잘 살펴봐야 한다. 노년기에 얼굴살이 많이 빠지는 것은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서다. 볼살이나 턱 근육이 줄어드는 것을 근감소증 여부를 확인하는 지표로 보기도 한다.

평소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지 못하고 여러 이유로 식사를 잘 못하면 얼굴에 있는 피하지방이 빠진다. 음식을 씹는 저작 능력이 떨어질 때도 턱 근육이 빠져 가름해 보인다. 저작 능력이 떨어지면 음식을 삼키는 데도 문제가 생기기 쉽다.

근감소증은 노화 때문에 근육량이 줄고 근육 기능이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근육량이 줄어드는 것은 노년기에 어쩔 수 없는 증상이지만 근육의 질이 나빠지는 건 문제다. 근육량은 골격근량(㎏)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 남성은 7㎏/㎡ 미만, 여성은 5.7㎏/㎡ 미만일 때 ‘줄었다’고 판단한다.

근력은 악력이 남성 26㎏, 여성 18㎏ 미만일 때다. 평소 걸음이 초당 0.8m 미만일 때도 근력 저하로 본다. 대개 근육량 감소와 근력 저하가 함께 있으면 근감소증으로 판단한다. 근감소증이 있으면 걸음이 느려지고 앉았다 일어날 때 어려움을 호소한다. 관절통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기운이 없어 쉽게 피곤하고 쉬더라도 피로가 잘 사라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자주 눕게 된다. 어지럼 증상을 자주 호소하고 상당수는 골다공증으로 이어진다. 자주 넘어지고 낙상하면 골절이나 뇌출혈로 연결되기도 한다. 노년기 근감소증이 위험한 이유는 보행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다. 지팡이나 휠체어를 일찍 쓰게 되고 요양시설에 입원하는 비율이 늘거나 사망률이 높아진다.

장 교수는 “근감소증 치료약은 아직 없다”며 “근력운동과 단백질 섭취, 비타민D 보충을 동시에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령층일수록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고기를 먹기 힘들다면 루신 성분을 섭취하는 게 도움된다. 계란에 루신이 많다. 매일 2~3개 먹으면 충분한 양의 루신을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D는 햇빛을 쬐면 합성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인은 대부분 햇빛을 쬐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럴 때는 보충제를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양손 검지와 중지로 근육량 확인
부모님을 직접 볼 수 있는 여건이 되면 건강 상태를 확인할 방법이 늘어난다. 근육량을 확인하는 간단한 방법은 두 손의 엄지와 검지를 벌려 종아리를 감싸는 것이다. 온몸의 근육량은 종아리 둘레와 대체로 비례한다. 근감소증 환자의 82%는 종아리 둘레가 32㎝ 미만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양손의 엄지와 검지로 큰 동그라미를 만들어 종아리 중 가장 굵은 부위를 감싸보면 된다. 양손으로 만든 원이 커 공간이 여유롭게 남는다면 근감소증 위험이 6배 이상 높아진다.

부모님이 평소 복용하는 약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으면 약을 꼭 챙겨야 한다. 복용 지침에 따라 약봉지에 날짜를 적거나 휴대폰 알람을 설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손이나 발이 너무 차갑지 않은지도 확인해야
부모님을 만났다면 손발이 지나치게 차갑진 않은지 확인해보자. 겨울에 손발이 시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단순한 수족냉증일 수도 있지만 혈관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형준 경희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말초혈관은 산소와 영양소를 근육세포로 전달하는데 혈액 흐름에 장애가 생기거나 막히면 손과 발 저림·시림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며 “말초동맥질환을 방치하면 통증이 생기고 상처가 쉽게 낫지 않아 보행장애는 물론 조직 괴사로 인해 다리를 절단할 수도 있다”고 했다.

말초동맥질환이 있는 사람은 일정 거리를 걸은 뒤 장딴지나 허벅지에 통증이 생기는 하지파행증 증상을 많이 호소한다. 피부가 창백해지거나 발톱이 거칠어지고 두꺼워지는 증상도 많이 생긴다. 대개 위험 요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약을 먹거나 혈관을 뚫는 시술을 한다. 혈관이 막히는 주요인은 동맥경화증이다. 심하면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일찍 병원을 찾아야 한다.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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