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과 신한금융은 ‘순이익 1위’ 자리를 놓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 줄곧 KB금융이 앞서다가 2018년과 2019년엔 신한이 KB를 제쳤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불가피한 비용을 제외하면 4분기에만 9000억원대의 순이익을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2020년 순이익은 2조778억원으로 전년보다 10.8%줄었다. 비은행 자회사들의 명암은 엇갈렸다.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6065억원을 기록해 전년(5088억원)보다 19.2% 늘었고, 사모펀드 사태의 중심에 있는 신한금융투자는 29.9% 줄어든 1548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 계열 KB증권은 2020년 425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65% 늘었다고 전날 발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계열 증권사가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돼 있는지 여부가 KB와 신한의 희비를 갈랐다”고 평가했다.
우리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30.2% 감소한 1조3073억원이었다.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실적이 악화됐다. 충당금을 전년(3742억원)의 두 배가 넘는 7844억원을 쌓았고, 증권 등 비은행 부문이 타 지주 대비 약하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기업은행의 순이익은 1조5479억원으로 전년(1조6143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이익 규모에서는 우리금융을 웃돌았다.
아직 배당 규모를 결정하지 못한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기업은행은 주주총회 소집 공시 전에 배당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대부분이 코로나19 와중에도 비교적 나쁘지 않은 실적을 냈다”며 “배당 규모를 놓고 주주들과 금융당국 양측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대훈/정소람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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