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로보틱스, 11세대급 대형 로봇 세계 유일 생산

입력 2021-02-08 17:07   수정 2021-02-09 00:57


반도체·디스플레이 증착 공정에는 진공 환경에서 먼지와 수분을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 기판에 먼지가 닿으면 불량이 발생하고 생산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티로보틱스는 인간이 활동할 수 없는 진공·고온 환경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로봇을 제작한다.
AMAT에 로봇 70% 납품
티로보틱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6세대부터 11세대까지 중대형 로봇 및 시스템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등을 만드는 디스플레이 장비는 세대가 올라갈수록 생산 제품이 대형화하고, 장비에 들어가는 로봇도 커진다.

안승욱 티로보틱스 대표는 “11세대급 대형 로봇을 생산하는 곳은 세계에서도 티로보틱스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그는 11세대급 대형 로봇은 무게만 11t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11세대 제품은 유리기판 크기가 3000×3320인 디스플레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로봇이다.

이 회사의 주요 매출은 해외에서 나온다. 생산한 로봇의 70%가량을 세계 1위 반도체 장비회사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에 공급하고 있다. 티로보틱스가 납품한 로봇으로 AMAT가 생산장비를 완성한 뒤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중국 BOE 등 글로벌 메이커에 공급한다.

안 대표는 “디스플레이 증착장비에 들어가는 진공로봇은 티로보틱스와 일본 업체 두 곳(다이헨, 산쿄)에서만 만들 수 있다”며 “후발업체가 쉽게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라고 했다. 진입장벽이 높지만 일단 시장에 진입하면 로봇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고객사가 꾸준히 분해수리 작업을 요청해 관련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분해수리는 로봇 내부의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모터, 쿨러 등을 새롭게 공급하는 사업으로 수익성이 높다.

진입장벽이 높은 것은 화학증착 공정에 필수적인 진공·고온 상태를 견디는 로봇을 제작하는 데 많은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진공 상태에선 압력 차이로 로봇에서도 미세 이물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티로보틱스는 로봇이 청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실링 기술을 개발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1㎜가 되지 않는 디스플레이 기판을 깨지지 않게 신속하게 이동시키는 정밀모션 제어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 특허를 포함해 보유하고 있는 특허만 35개다.
“작년 매출 32% 증가 추정”
티로보틱스는 최근 보행재활로봇 등 신시장 진출에 나섰다. 뇌졸중 환자의 재활을 돕는 힐봇(HEALBOT)을 개발해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스스로 근육을 쓰기 힘든 뇌졸중 환자가 웨어러블 로봇인 힐봇을 입고 재활훈련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요가 늘어난 푸드테크 관련 로봇도 개발했다. 서울 성수동의 로봇카페 ‘봇봇봇’에서 일하고 있는 로봇이다. 이 카페에선 커피 로봇이 커피를 추출하고 디저트 로봇이 케이크 위에 고객이 원하는 글씨를 써준다.

로봇 엔지니어 출신인 안 대표는 삼성종합기술원, 삼성중공업 중앙연구소 등에서 일하다가 2004년 티이에스를 창업한 뒤 티로보틱스로 사명을 바꿨다. 회사는 2018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증권업계에선 티로보틱스가 지난해 매출 682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늘어난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안 대표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중화권을 중심으로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계속 생산시설을 늘리고 있다”며 “올해도 호실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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