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화폐 도입 굼뜬 韓銀, 이제야 법률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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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2-08 17:49   수정 2021-02-09 01:05

디지털 화폐 도입 굼뜬 韓銀, 이제야 법률 검토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관련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 하지만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벌써 CBDC 발행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의 도입 작업이 너무 굼뜬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은 8일 CBDC의 법적 근거를 연구한 ‘중앙은행 CBDC 관련 법적 이슈 및 법령 제개정 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한은이 정순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에게 의뢰해 작성됐다. CBDC는 비트코인 등 시중 가상화폐와 달리 한은을 비롯한 중앙은행이 발행한다. 기존 법정통화와 1 대 1로 교환할 수 있다는 점이 시중 가상화폐와 다르다.

연구진은 일단 “한은은 CBDC 발권력을 독점하는 동시에 강제로 통용할 수 있다”며 “‘화폐의 발행권은 한은만이 가진다’는 한은법 47조로 볼 때 한은의 CBDC는 법정통화로서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법정통화로 CBDC를 발행하기 위해선 일부 법령을 손질할 필요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제언했다. 화폐를 실체가 있는 지폐와 동전으로만 정의하는 한은법 49조와 53조가 대표적이다. 또 CBDC의 위·변조를 처벌하고 압류·취득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려면 형법과 민법의 개정도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법적 이슈를 분석하는 동시에 CBDC 유통을 위한 가상환경 시스템도 점검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 중앙은행에 비해 한은의 CBDC 도입 검토 속도가 너무 더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각국 중앙은행이 CBDC 기술을 축적하고 유통 실험 정보를 쌓아가고 있는 반면 한은은 이제서야 법률 검토를 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CBDC인 ‘디지털 위안화’ 공식 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발행을 위한 법안 제정을 완료한 것은 물론이고 지난해부터는 선전, 쑤저우, 청두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디지털 위안화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화를 언제부터 공식적으로 사용할지는 아직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일각에선 2022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직전에 공식 도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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