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든채 욕조서 숨진 여아…이웃들 "주로 혼자 있었던 기억"

입력 2021-02-08 18:26   수정 2021-02-08 18:28


이모집에 맡겨졌다가 몸 여러곳에 멍이 든 채로 화장실 욕조에 빠져 사망한 10살 여자아이는 주로 혼자 있던 것으로 이웃들은 증언했다.

8일 숨진 A(10) 양이 최근 석 달간 지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의 이모 B씨 부부(40대)의 아파트 출입문에는 경찰통제선이 눈에 띄었다.

출입문 앞에는 빈 과일상자, 성인 자전거 1대와 함께 붉은색 어린이 자전거 1대가 세워져 있었다. B씨 부부는 자녀가 있지만, 현재 함께 살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져 이 자전거가 B씨 부부 자녀의 것인지, A 양의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A 양의 생건 모습을 기억하는 이웃도 많지 않았다. B씨 부부의 집과 같은 라인에 사는 이웃들은 대부분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 집(B씨 부부 집)에서 내리는 열 살 정도 여자 어린이는 본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웃 가운데 A 양 또래들은 A 양의 모습을 어렴풋이나마 기억하고 있었다. 한 어린이(10)는 "한 달 전쯤 엘리베이터에서 이 층의 버튼을 누르는 여자아이를 만난 적이 있다"며 "마스크를 써서 얼굴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혼자 있었다"고 떠올렸다. 또래인 다른 어린이도 A양을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다고 했으나 "혼자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이 B씨 부부를 A 양에 대한 아동학대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하는 가운데 자신을 A 양의 첫째 이모라고 밝힌 한 여성은 B씨 부부의 학대 정황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A 양은 막냇동생의 아이로 막냇동생이 이사 문제와 직장 때문에 아이를 보살피기 어려워 둘째인 동생 부부가 최근 석 달 정도 A 양을 맡아 키웠다"고 말했다.

이어 "막냇동생도 가끔 둘째 집에 와서 아이를 보고 갔고 나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이 집에 와서 둘째와 얘기도 나누고 아이도 보고 그랬는데 최근에 아이가 눈병을 앓은 적은 있지만, 몸에 멍이 있다든지 학대 정황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여성은 말을 마친 뒤 아파트 앞을 지키던 경찰관에게 자신을 A 양의 첫째 이모라고 소개하며 "챙길 물건이 있어서 왔다"고 말했다.

앞서 A 양은 이날 낮 12시 35분께 B씨네 집 아파트 화장실 욕조에 빠져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B씨로부터 "아이가 욕조에 빠졌다"는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A 양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A 양은 끝내 세상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A 양 온몸에서 멍 자국을 발견한 병원 의료진들은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B씨 부부를 긴급체포해 학대 혐의 조사에 나섰다.

B씨 부부는 "아이를 몇 번 가볍게 때린 사실은 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은 A 양이 욕조에 왜 빠졌는지 등 자세한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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