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는 성노예"…日 훈장 받은 하버드대 교수 주장에 비판 '봇물'

입력 2021-02-08 07:31   수정 2021-02-08 07:32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한 논문에 대해 하버드대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하버드대 교내 신문인 '크림슨'은 7일(현지시간) 램지어 교수의 주장 때문에 국제적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의 많은 법률학자와 역사학자들은 램지어 교수의 논문 출처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아울러 램지어 교수 주장에 몇 가지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버드대에서 한국사를 가르치는 카터 에커티 교수는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해 "경험적, 역사적, 도덕적으로 비참할 정도로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앤드루 고든 역사학과 교수와 함께 램지어 교수의 주장을 반박할 저널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1990년대 시카고 대학에서 램지어 교수의 수업을 들었다고 밝힌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역사학과 교수도 "근거 자료가 부실하고 학문적 증거를 고려할 때 얼빠진 학술작품"이라고 비판했다.

더든 교수는 "램지어 교수는 앞뒤 사정이나 실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해당 논문은 개념적으로 잘못된 이해를 바탕으로 쓰였다"고 강조했다.


하버드대 한인 학생들 역시 램지어 교수의 주장을 비판하고 있다.

하버드대 로스쿨 한인 학생회(KAHLS)는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인권 침해와 전쟁 범죄를 의도적으로 삭제한 것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미 전역의 법대 학생 800명도 이 성명에 동의했다.

하버드대 학부 한인 유학생회(KISA)는 대학 본부에 램지어 교수의 사과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램지어 교수는 이 같은 반발에 대해 "로스쿨 학생들의 책무"라면서 "논문에 대해 학생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연구를 할 의도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램지어 교수는 오는 3월 발행 예정인 '인터내셔널 리뷰 오브 로 앤 이코노믹스'에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된 논문을 게재할 예정이다. 램지어 교수는 논문에서 조선인 위안부와 일본인 위안부가 모두 공인된 매춘부라고 주장한다. 이어 위안부는 일본에 의해 납치돼 매춘을 강요받은 '성노예'가 아니라는 주장도 펼친다.

램지어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일본 내무성은 매춘부로 일하고 있는 여성만 위안부로 고용할 것을 모집업자에게 요구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관할 경찰은 여성이 자신의 의사로 응모한 것을 여성 본인에게 직접 확인함과 더불어 계약 만료 후 즉시 귀국하도록 여성에게 전하도록 지시했다고 논문에 서술했다.

램지어는 일본 정부나 조선총독부가 여성에게 매춘을 강제한 것은 아니며 일본군이 부정한 모집업자에게 협력한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여성이 수십 년에 걸쳐 매춘시설에서 일하도록 속인 조선 내 모집업자에게 있다는 것이 램지어 교수의 주장이다.

램지어 교수는 유소년 시절을 일본에서 보냈고 2018년에는 일본 정부로부터 '욱일장' 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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