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콘텐츠 시장' 쑥쑥…네이버 vs 카카오 웹툰·웹소설 '맞짱'

입력 2021-02-08 14:59   수정 2021-02-08 15:00


국내 인터넷업계를 대표하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야기 콘텐츠’ 사업을 앞다퉈 강화하고 있다. 웹툰과 웹소설 부문을 강화해 관련 콘텐츠를 기반으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까지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 왓패드 인수
네이버는 지난달 세계 최대 웹소설 유통업체인 캐나다의 ‘왓패드’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네이버는 왓패드 지분 100%를 6532억5050만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네이버의 역대 외부 법인에 대한 최대 투자 규모다. 2006년 설립된 왓패드는 세계 각국에서 90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세계 최대 웹소설 유통 서비스다. 500만여 명의 작가가 쓴 10억여 편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월 사용 시간은 230억 분에 달한다고 네이버는 설명했다.

네이버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을 따돌리고 왓패드를 인수했다. 아마존, 넷플릭스, 바이트댄스, 스포티파이 등 해외 IT 기업들도 왓패드 인수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음원 1위 유통업체인 스포티파이는 마지막까지 네이버와 경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투자은행(IB)업계에서 4억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던 왓패드 지분 100%의 가격은 6억달러까지 올랐다는 후문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스토리를 통해 글로벌 이용자를 즐겁게 하려는 왓패드의 비전이 네이버의 비전과 딱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로 네이버는 글로벌 콘텐츠산업의 강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웹툰과 웹소설 유통 부문에서 모두 1위 사업자가 됐기 때문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왓패드와 네이버의 웹툰 유통 서비스의 글로벌 월간 순 사용자(MAU)는 1억6000만 명에 달한다. 글로벌 10~20대 이용자에 대해서도 우위를 점하게 됐다. 왓패드 사용자의 80%가 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인 ‘Z세대’라고 네이버는 설명했다. 네이버 웹툰 서비스의 주요 이용자도 10~20대다.
카카오는 자회사 합병으로 승부수

카카오는 ‘이야기 콘텐츠’와 관련된 두 자회사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전력을 강화했다. 카카오는 지난달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을 합병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새로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웹소설 유통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지속적인 투자로 16개의 관련 자회사 및 관계사를 구축해 약 8500개의 웹툰·웹소설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M은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배우 이병헌 등이 소속된 BH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유명 연예기획사를 인수하며 150명 이상의 배우와 가수를 보유하고 있다. 다수의 드라마·영화·공연 제작사도 거느리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은 ‘이야기 콘텐츠’ 산업을 중심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카카오페이지의 웹툰과 웹소설을 바탕으로 카카오M 소속의 배우들이 출연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한지붕 아래에서 직접 제작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지 관계자는 “웹툰·웹소설 IP를 영상화하는 기존의 방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커지는 OTT 시장
네이버와 카카오가 회사의 역량을 ‘이야기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은 관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회계·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글로벌 OTT 시장 규모는 지난해 523억9400만달러(약 58조5764억원)에서 내년 660억8900만달러(약 73조8875억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OTT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놓은 ‘2020년도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OTT 이용률은 66.3%로 1년 전보다 14.3%포인트 증가했다. 서비스별로 보면 유튜브(62.3%), 넷플릭스(16.3%) 등 해외 OTT 서비스의 점유율이 87.2%에 달했다. 네이버TV(4.8%), 아프리카TV(2.6%) 등 국내 서비스는 뒤를 이었다.

최근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사업자들은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 이야기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OTT 서비스는 늘어나는데 사용자가 좋아하는 독점 콘텐츠 확보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OTT 시장에서 한국 웹툰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이 때문이다.

네이버웹툰에서 유통된 원작으로 만든 넷플릭스의 독점 콘텐츠인 ‘스위트홈’은 지난달 한국을 포함해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카타르, 태국, 베트남 등 총 8개국에서 넷플릭스 시청 순위 1위에 올랐다. 미국에서도 8위를 차지하는 등 2200만 이상의 넷플릭스 유료 구독 가구에서 시청했다. 카카오페이지도 직접 제작한 영화 ‘승리호’를 지난 5일 넷플릭스에 선보였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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