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려면 지하철 갈아타라"…서울시 '배수의 진'

입력 2021-02-09 15:51   수정 2021-02-09 17:29


서울시가 “더 이상 광역철도를 하나의 노선으로 연결(직결화)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경기도로 넘어가는 구간을 서울 노선과 직접 연결하지 않고 환승해 갈아타라는 것이다. 정치권 등에서 신도시 등을 잇는 철도의 직결화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비용 부담을 감당하기 힘들어진 서울시가 ‘배수의 진’을 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는 9일 이 같은 내용의 ‘도시철도 연장 및 광역철도 추진 원칙’을 발표했다. 추진안에서 서울시는 “도시·광역철도의 시외 연장 방식에 대한 원칙을 직결 운영이 아닌 평면 환승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직결 연장이란 시의 경계선 밖으로 이어지는 지하철 노선을 하나의 노선처럼 연장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서울교통공사는 온수~부평구청을 잇는 7호선과 하남까지 연장된 5호선 등을 운영하며 수도권 광역노선을 대부분 책임져왔다.

반면 평면 환승은 맞은편 플랫폼에서 환승하는 구조로 이용객이 철도를 갈아타는 방식이다. 환승구조가 도입되면 지하철 운영 주체도 명확히 구분될 수 있다. 독일과 중국, 프랑스 등 많은 국가들이 지하철의 교외 노선 운행시 평면 환승을 도입하고 있다.

서울시가 직결화 대신 평면 환승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직결 운행에 따른 부담을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는 “올해 1조5991억원 적자가 예상되는 서울교통공사의 심각한 재정상황, 각 지자체의 미온적인 책임 분담, 추가적인 직결 연장 요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선 연장 공사와 철도 구입비의 경우 국비에서 40~50% 가량의 지원이 있지만, 철도 운영에 따른 인건비, 유지보수 등의 비용은 대부분 서울교통공사가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와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등은 철도 직결화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해 11월 대광위가 승인한 7호선 도봉산∼옥정 광역철도 사업계획의 경우 직결화 과정에서 비용 부담 문제로 지하철 노선을 복선 또는 단선으로 할지를 두고 논란이 됐다. 서울시는 단선일 경우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며 다른 지자체와 갈등을 빚었다. 공항철도와 서울 9호선 직결화에 대해선 인천시가 비용 분담을 거부하며 서울시와 대립하다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이번 서울시의 선언으로 향후 광역철도 직결화와 관련한 지자체간 분쟁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수도권 신도시 등에선 강남 접근성, 집 값 영향 등을 이유로 철도 직결화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서울시는 관계기관의 재정 부담과 운영 책임이 분담되어야만 직결화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못 박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국토부 대광위 관계자는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직결화 여부를 논의하겠다“며 ”직결 연장과 평면 환승 중에서 사업별로 더 효율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수정/최진석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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