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론 금리와 은행 대출 금리는 본래 겹치는 구간이 없었지만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억제 정책 여파로 은행 대출 금리가 올라간 데다 카드론 금리는 내려가면서 일부 구간에서 고객이 겹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죄기로 은행에서 연 2~3%대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 사람들이 금리가 높은 카드론으로 넘어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고신용자(연 10% 미만 금리) 카드론 회원 비중은 지난해 6월 15.66%에서 지난해 말 28.93%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고신용자 카드론 회원 비중도 같은 기간 6.87%에서 9.81%로 증가했고, KB국민카드도 9.53%에서 12.66%로 늘었다.
카드업계가 고신용자 위주로 카드론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카드사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에서도 드러난다. 대손충당금은 차주가 대출을 못 갚게 될 것에 대비해 미리 준비해놓는 돈을 말한다.
올해 카드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졌는데도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줄였다. 신한카드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019년 5622억원에서 지난해 4834억원으로 감소했다. 국민카드도 2019년 4326억원에서 3622억원으로 16.3% 줄였다. 한 카드사 임원은 “고신용자에 대한 카드론이 확대되면 대손충당금을 덜 쌓아도 되고 수익성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법정 최고금리가 오는 8월 연 24.0%에서 연 20.0%로 인하될 예정이어서 카드사들이 고신용자에게 카드론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 20.0% 이상의 카드론 금리가 적용되던 저신용자에게 지금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계속 내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대손비용을 줄이기 위해 고신용자에게 카드론을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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