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블랙아이스 교통사고, 따뜻한 겨울철이 더 위험하다"

입력 2021-02-12 08:00   수정 2021-02-12 08:58

최근 기후 온난화의 영향으로 겨울철 평균 기온이 점차 올라가고 있다. 겨울철 평균 기온을 살펴보면 2005년 영하(-) 0.1도에서 2019년 영상 3.1도로 매년 약 0.2도씩 올라갔다. 강설(降雪) 일수도 130일에서 78일로 약 1.7배나 줄어들었다. 이렇게 겨울이 따뜻해지면 겨울철 교통사고 위험은 줄어들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특히 블랙아이스(도로 위 살얼음) 교통사고의 위험성은 오히려 더 커질 수도 있다.

2015년에서 2019년까지 최근 5년 간 통계를 살펴보면 블랙아이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수는 170명이다. 적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46명인 점을 비교해볼 때,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가 3.7배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치사율도 블랙아이스 교통사고가 3.3%로 적설 교통사고(1.6%) 보다 2배 이상 높다.

이러한 현상은 겨울철 날씨가 따뜻할수록 더 두드러진다. 블랙아이스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겨울철 기온이 영상 2도 초과~3도 일 때 4.2%로 가장 높고, 기온이 영하 1도~0도 일 경우는 0.7%로 오히려 더 낮게 나타난다. 즉 겨울철 평균기온이 영상으로 따뜻해지면 블랙아이스 교통사고 건수 자체는 줄어들지만 치사율은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눈이 내리는 경우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블랙아이스는 식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의 기온이 영상인 경우라도 도로표면의 온도가 영하가 되는 상황에서 블랙아이스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둘째 겨울철 이상 고온 현상과 도로 제설 능력이 향상되어, 운전자들이 겨울철 차량 운행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 든 상황도 한 몫을 차지한다.

겨울철 암살자와도 같은 블랙아이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

우선 블랙아이스 교통사고는 사전 대처가 중요하다. 운전 중에는 블랙아이스를 식별하기도 어렵고, 운전자가 발견했다 하더라도 신속하게 대처하기는 어렵다.

이에 전날 도로상에 비가 내렸거나 눈이 내리는 등 도로 상에 습기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다음 날 기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될 때(특히 결빙에 취약한 도로 구간에서) 지방자치단체 등 도로관리청이 사전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예방대책이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운전자들은 교량·터널·그늘진 곳·나들목 구간 등과 같은 결빙취약 구간에서는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았다 하더라도 블랙아이스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현재 기온보다 온도가 2~3도 낮은 도로 표면에 습기가 응결하여 예기치 않게 블랙아이스가 생길 수 있어서다.

또한 일기예보를 미리 확인하고 이러한 구간들을 지날 때에는 내비게이션 상의 사고 정보를 확인하면서 안전거리를 충분히 유지하고 서행해야 한다. 필요시에는 우회하는 것도 방법이다.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는 초겨울이나 겨울이 끝나가는 시기에 방심하는 사이에 더욱 발생하기 쉽다. 그리고 블랙아이스 교통사고는 다중추돌 사고로 인한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특히 현재와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는 블랙아이스 교통사고로 한꺼번에 많은 교통사고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재경 < 한국교통연구원 국가교통안전·방재연구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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