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고비 넘겼지만…"정부, 車 반도체 물량 확보해야"

입력 2021-02-10 15:28   수정 2021-02-10 15:50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정부가 물량 확보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의 '차량용반도체 수급차질과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 TSMC가 글로벌 공급의 70%를 점유하는 차량 전력제어용 마이크로 콘트롤 유닛(MCU)의 공급 지연이 확산되면서 폭스바겐·토요타·GM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공장 가동 중단이나 생산량 하향 조정이 확대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다른 시스템 반도체보다 수익성이 낮다. 또 가혹한 온도·습도·충격 조건에서 높은 신뢰성 및 안전성을 요구하는 품목이다. 때문에 결함 발생, 안전사고, 리콜에 대한 부담이 있어 신규업체들의 진입 장벽이 높은 품목이다. 단기간 공급량 확대가 어려운 이유다.

폭스바겐은 올해 1분기 중국 5만대 감산을 포함해 총 10만대 감산이 예상된다. 아우디는 1만여명 이상 휴직 등으로 생산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도요타는 중국 광저우, 미국 텍사스, 일본 아이치현 공장에서 생산량을 일시 조절하고 있으며 GM도 미국, 캐나다, 멕시코, 국내 부평2공장의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이 밖에 포드, 르노, FCA, 혼다, 닛산 등의 일시 생산 중단도 잇따르고 있다.

국내의 경우 현대차·기아는 당장은 살 길은 확보해 둔 상황이다. 르노삼성과 쌍용차도 당분간은 수급차질에 따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공급난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GM은 이미 지난 1월 중 특근 취소를 시작으로 이달 초 부평 2공장 생산량을 절반 수준으로 감축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은 올해 1분기에만 67만대가 예상된다. KAMA는 반도체 부족의 주요 원인인 MCU의 발주부터 납품까지의 소요시간이 26주~38주임을 고려하면 올해 3분기까지 글로벌 공급 차질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내 업계의 공급 차질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KAMA의 지적이다. 구체적으로는 정부가 대만 TSMC 등 주요 생산국에 차량용 반도체 증산 협력을 요청해 물량 확보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미국, 독일, 일본은 대만 정부에 차량용 반도체 증산을 위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 장기화에 대비해 삼성전자, DB하이텍 등 국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를 통해 대체 생산 역량 확보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은 우리 자동차 업계의 위기를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단기적으론 정부 차원의 국제협력 노력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자동차 업계와 팹리스, 파운드리 업계 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국내 차량용 반도체 개발과 생산 역량을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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