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순익 줄줄이 감소…전북은행만 웃었다

입력 2021-02-10 16:14   수정 2021-02-11 01:27


지방 은행들의 지난해 순이익이 ‘전국구’ 대형 은행들에 비해 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락률이 두 자릿수에 달했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여파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야 했던 대형 은행보다 실적이 더 나쁘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지방에서 더욱 거셌기 때문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지방 은행들 순이익 11.2% 감소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 대구 경남 광주 전북 등 5개 지방 은행의 지난해 전체 순이익은 9957억원으로 2019년 순이익(1조1216억원)에 비해 11.2% 감소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국민 신한 하나 우리 기업은행 등 5개 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9조2972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줄었다.

지방 은행 중에서 자산이 가장 많은 부산은행(75조2476억원)의 순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다. 전년(3748억원)보다 17.7% 줄어든 3085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2위인 대구은행도 전년 대비 15.6% 줄어든 238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명예퇴직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 180억원도 영향을 미쳤지만 충당금으로 576억원을 쌓은 여파”라고 설명했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9.4%, 7.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은행들은 수년 전부터 전국 영업망을 기반으로 하는 대형 금융회사에 밀리고, 비대면 금융 부문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등에 치이는 등 ‘샌드위치 위기론’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지방 중소기업의 상황 등이 악화하면서 속절없이 실적 추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한 지방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중소기업이 밀집한 산업단지 중에선 가동률이 50%에 미치지 못하는 곳도 있다”며 “경제 전반이 비대면 기반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지역 기업들의 적응 속도가 느리다는 점도 지방 은행들엔 악재”라고 말했다.

반면 전북은행은 2019년에 비해 13.4% 늘어난 124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인터넷전문은행을 제외한 대부분 은행의 이익이 줄어든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중금리 대출을 크게 늘리면서 신규 고객이 대거 유입된 효과”라며 “4분기 순이자마진(NIM)이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2.37%를 기록할 정도로 수익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지방 금융지주는 그나마 선방
지방 금융지주 차원에선 비교적 ‘선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전체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증가했기 때문이다. KB금융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연결기준)의 지난해 순이익은 총 12조3622억원으로 2019년의 12조6066억원보다 2.0%(2444억원) 줄었다. BNK·JB·DGB 등 지방 금융지주 세 곳의 순이익 합계는 1조2151억원으로 지난해 1조2113억원에 비해 0.3%(38억원) 증가했다. 나빠진 은행의 수익성을 증권, 자산운용, 캐피털 등에서 만회했다. 금융권에선 수년간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합병(M&A)하고 영업 기반을 강화하는 활동을 펼친 게 수익성 방어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지방 금융지주 관계자는 “대형 은행에 비해 은행 인지도는 밀리지만 비은행 회사들은 실력만 있다면 대형 금융지주 계열과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희비는 엇갈렸다. BNK금융의 순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7.3% 줄어든 5193억원을 기록했으나 JB금융지주는 3635억원(전년 대비 6.3% 증가)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DGB금융지주 순이익은 3323억원으로 전년보다 8.1% 증가했다.

오현아/김대훈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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