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용, 피해기술서 4줄 쓰고 1400만원…재단 측 재차 "문제없다"[종합]

입력 2021-02-14 15:21   수정 2021-02-14 15:37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사진)가 4줄짜리 피해내용 기술서를 제출하고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 지원 사업' 지원금 1400만원을 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일 시작된 논란이 설 연휴 내내 이어지자 해당 지원금을 지급한 서울문화재단재단은 재차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단은 14일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측이 주장하고 있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이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전날(13일) 곽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해 4월 3일 지원사업을 공모하면서 '피해내용 기술서가 참고용'이라고 따로 공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애초 사업 공고대로 사업 절차가 진행됐다면 준용씨는 탈락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준용씨와 재단 측은 '피해내용 기술서가 참고용'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곽 의원은 "해당 사업 최초 공고문에는 '작품당 2000만원 이내(시각 분야는 1500만원 이내), 총 150건 내외'를 지원하기로 했는데 실제로는 254개 단체에 38억 6000만원 상당을 지원했다"며 "심의위원회에서 지원 인원(단체)을 늘리면서 시각 분야는 46등까지 선발됐다. 애초 공고된 대로 150건 내외였다면 28등 정도까지 선발됐을 것이고 그러면 34등 준용씨는 탈락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단은 지원 인원이 늘어난 것에 대해 당초 선정 규모의 10배수가 접수돼 더 많은 예술가들이 지원 받을 수 있도록 선정 규모 늘렸다는 것을 지난해 4월 29일에 보도자료를 배포해 이미 밝혔다고 해명했다.

앞서 준용씨도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의혹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준용씨는 "다시 한번 밝히지만 이 지원금은 예술가 피해 보전이 아니라, 유망한 예술활동을 선발해 제작 지원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코로나 시국이니 이런 지원을 해야 예술계가 활성화 되는 거다. 실력 있는 유명 작가들이 뽑힐 가능성이 높다. (사업 목적이)영세 작가 지원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피해내용 기술서를 포함한)저의 지원신청서는 20여 쪽에 달하고, 저의 예전 실적, 사업 내용, 기대 성과, 1400만원이 필요한 이유 등이 작성되어 있다. 그 타당성과 실행능력 등에 종합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아 뽑힌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한)곽상도 의원 등은 그중 피해 사실만을 발췌하여 거짓말의 근거로 악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준용씨는 "지원신청서의 피해 사실이란 것은 지원자들의 주장일 뿐, 사실로 검증 가능한 것이 아니다. 지원금 심의가 그것들을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당락에 반영할 수 없음은 쉽게 예상되는 거다. 그래서 피해 사실은 심의기준이 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준용씨는 해당 기사를 쓴 기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제 피해 사실의 글자 갯수가 적으니 피해도 적다라고 썼다. 이런 건 기사가 아니라 글짓기라 불러야 한다. 참으로 악의적"이라며 "서울문화재단 또한 이에 대해 해명 기사를 냈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들은 거짓인 부분만을 확대 왜곡하여 유포하고 있다. 이런 짓은 멈추어 달라"고 했다.

한편 곽상도 의원실이 9일 서울시 산하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피해 지원금을 신청한 시각 분야 지원자는 모두 281팀이었다. 그 중 실제 지원 대상에 선정된 사례는 모두 46팀으로 경쟁률은 6.1 대 1에 달했다.

의원실이 지원자들의 피해내용 기술서를 모두 조사한 결과 탈락자 235팀 가운데 215팀(91.5%)은 준용씨보다 피해사실을 자세히 적었다.

준용씨는 '피해내용 기술서'에 "현재까지 총 3건의 전시가 취소되고 그 외에도 올해 기획되었던 여러 전시들이 연기되거나 취소될지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 예상됨. 특히 2월에 예정되었던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는 불과 1주 전에 취소되어 손실이 큼. 작품 판매 기회가 상실되었으며, 상기 취소된 전시를 위해 제작하였던 여러 작품들의 제작비 회수가 불가능함"이라고 적었다.

반면 A씨의 경우 4건의 전시, 1건의 공연 등이 취소돼 피해가 크다면서 구체적인 피해 현황을 도표로 정리하는 등 9페이지에 달하는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탈락했다.

준용씨는 제출 서류를 바탕으로 85.33점을 얻어 전체 34등을 기록했고, 지원 대상 46팀에 포함됐다. 또한 최고 지원액인 1400만원을 수령한 36팀에도 선정됐다.

곽상도 의원은 "궁지에 몰린 영세예술가들은 피해내용 기술서를 빽빽히 쓰고도 빠진 부분이 없는지, 혹시나 틀린 부분이 있는지 고치고 또 고쳤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대통령 아들의 '네 줄 요약'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밤을 새워가면서 지원 서류를 적어내고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지원자들에게 '서울시가 제대로 사람을 고른 것'이라는 준용씨의 말은 조롱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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