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꿈

입력 2021-02-14 18:16   수정 2021-02-15 00:16

요즘 세계적으로 가장 화제가 되는 기업을 꼽으라면 대부분이 테슬라를 꼽을 것이다. 작년 이맘때 150달러 정도 하던 주가가 지금은 800달러 중반을 달리고 있으니 충분히 그럴 만하다. 지난 주말 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주 90시간씩 일 시키는데 천재들이 줄을 선 회사’라는 글로, 테슬라의 경쟁력 분석에 관한 내용이었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 창업 초기부터 인재 영입에 공을 들였고, 심지어 명문대에 직접 전화를 걸어 지원자를 찾기도 했다고 한다. 그 결과 현재 테슬라에는 수천 명의 엔지니어가 포진해 있고, 스페이스X도 ‘천재들의 집합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경쟁력이 목표한 성과를 달성하겠다는 일념으로 무장한 엔지니어들이 밤과 낮, 주말도 없이 일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주 90시간 이상 근무를 각오해야 할 정도로 업무 강도가 센 회사임에도 미국 공대생에게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기업을 묻는 조사에서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작년 어느 모임에서 만난 중견기업 CEO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근로자들이 퇴직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하소연이었다. 사연을 들어보니 아직 아이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좀 더 일해야 해서 주 52시간제를 시행하지 않는 회사로 옮긴다고 한단다. 그들의 빈자리를 메꾸려고 일용직이라도 채용하려 해도 52시간제를 하는 회사는 오지 않는다고 해서 많이 어려웠다고 했다.

그런데 며칠 전 신문에서 놀라운 기고문을 읽었다. 여당 최고위원인 양향자 의원이 쓴 ‘안심하고 기업하는 나라 만들려면’이라는 글이었다. “지난 4년간 공정한 시장경제를 향한 큰 진전이 있었으니, 이제는 기업들이 맘껏 뛰게 해야 할 때로, 말로만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하자고 하지 말고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투기자본으로부터 경영권을 보호하는 장치도 만들어줘야 하고, 기업가를 위축시키는 과잉·처벌조항도 손봐야 한다.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하고, 기업을 포기하게 만드는 상속세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기업인의 가슴을 헤아린 내용이었다.

치열한 논쟁 끝에 작년 말 기업 관련 법률들이 국회를 통과했고, 이미 일부는 시행되고 있다. 기업은 준법경영을 약속했다. 양 의원의 말대로 큰 진전을 이뤘으니, 이제는 기업들이 맘껏 전 세계를 향해 활보할 수 있도록 숨통이 트이기를 기대해 본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에 맞춰 기업은 본연의 업으로 돌아가고, 한국으로 모인 전 세계의 천재들이 ‘불가능은 없다’는 신념으로 연구실을 환하게 밝히며, 우리 경제를 세계 1위로 끌어올리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머지않아 테슬라보다 우수한 대한민국 기업이 탄생하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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