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 창업 초기부터 인재 영입에 공을 들였고, 심지어 명문대에 직접 전화를 걸어 지원자를 찾기도 했다고 한다. 그 결과 현재 테슬라에는 수천 명의 엔지니어가 포진해 있고, 스페이스X도 ‘천재들의 집합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경쟁력이 목표한 성과를 달성하겠다는 일념으로 무장한 엔지니어들이 밤과 낮, 주말도 없이 일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주 90시간 이상 근무를 각오해야 할 정도로 업무 강도가 센 회사임에도 미국 공대생에게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기업을 묻는 조사에서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작년 어느 모임에서 만난 중견기업 CEO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근로자들이 퇴직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하소연이었다. 사연을 들어보니 아직 아이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좀 더 일해야 해서 주 52시간제를 시행하지 않는 회사로 옮긴다고 한단다. 그들의 빈자리를 메꾸려고 일용직이라도 채용하려 해도 52시간제를 하는 회사는 오지 않는다고 해서 많이 어려웠다고 했다.
그런데 며칠 전 신문에서 놀라운 기고문을 읽었다. 여당 최고위원인 양향자 의원이 쓴 ‘안심하고 기업하는 나라 만들려면’이라는 글이었다. “지난 4년간 공정한 시장경제를 향한 큰 진전이 있었으니, 이제는 기업들이 맘껏 뛰게 해야 할 때로, 말로만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하자고 하지 말고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투기자본으로부터 경영권을 보호하는 장치도 만들어줘야 하고, 기업가를 위축시키는 과잉·처벌조항도 손봐야 한다.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하고, 기업을 포기하게 만드는 상속세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기업인의 가슴을 헤아린 내용이었다.
치열한 논쟁 끝에 작년 말 기업 관련 법률들이 국회를 통과했고, 이미 일부는 시행되고 있다. 기업은 준법경영을 약속했다. 양 의원의 말대로 큰 진전을 이뤘으니, 이제는 기업들이 맘껏 전 세계를 향해 활보할 수 있도록 숨통이 트이기를 기대해 본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에 맞춰 기업은 본연의 업으로 돌아가고, 한국으로 모인 전 세계의 천재들이 ‘불가능은 없다’는 신념으로 연구실을 환하게 밝히며, 우리 경제를 세계 1위로 끌어올리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머지않아 테슬라보다 우수한 대한민국 기업이 탄생하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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