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60조" 쿠팡 상장한다는데 네이버 주가 오르는 이유 [이슈+]

입력 2021-02-15 11:39   수정 2021-02-15 14:21


전자상거래업체 쿠팡이 미국 증시 입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예상했던 나스닥이 아닌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이다. 쿠팡 기업가치가 최대 60조원대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상장에 성공할 경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쿠팡, 3월 미 증시 데뷔 전망…기업가치 주목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 신고서를 제출했다. 증권가는 상장에 필요한 절차를 거친 뒤 대략 3월에 증시에 데뷔할 것으로 전망했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2년 안에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세계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지 10년 만에 뉴욕 증시 상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쿠팡이 국내 증시도, 미국 나스닥시장도 아닌 뉴욕 증권거래소를 택하면서 국내외 유통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당초 쿠팡은 오랜 적자를 기록하면서 나스닥시장에 노크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뉴욕 증권거래소를 택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글 아마존 등이 상장돼있는 나스닥은 당장 이익이 크지 않아도 미래 성장 가치를 중시한다. 반면 세계 최대 규모 증권거래소인 뉴욕 증권거래소는 상장 요건이 나스닥보다 까다롭다. 쿠팡이 상장폐지 권한까지 갖고 있는 뉴욕 증권거래소에 문을 두드린 건 투자금 확보를 위한 철저한 계산과 자신감 등이 바탕에 깔린 전략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쿠팡은 이번 상장을 통해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될 보통주 수량 및 공모가격 범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의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쿠팡의 기업가치가 500억달러(약 55조4000억원)를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2014년 중국 알리바바그룹 이후 가장 큰 외국 회사의 IPO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SK증권 리서치센터는 쿠팡의 기업가치가 최대 6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SK증권은 "올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9% 추정)을 쿠팡의 올해 성장률(전년대비)로 가정했을 때의 매출액과 이미 상장한 유니콘 기업들의 매출액 추정치 기준 주가매출비율(PSR)을 따져 계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쿠팡 상장 성공하면…국내 상위 유통기업 재평가 기대
쿠팡이 상장이 성공할 경우 국내 운송, 유통 기업들의 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장에선 쿠팡 관련주인 동방, KTH, KCTC, 오텍, 다날 등이 급등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14분 현재 동방, KTH, KCTC 등은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 가장 주목하는 곳은 네이버다. 쿠팡이 상장과 함께 성장성을 인정받을 경우 국내 1위 이커머스 사업자인 네이버 쇼핑 또한 재평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대감을 반영하며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는 4% 강세를 보이며 38만원을 돌파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1% 성장한 161조원 규모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온라인 쇼핑이 폭풍 성장한 것이다. 이 중 네이버와 쿠팡의 점유율은 각각 17%, 13%로 1, 2위를 차지했다. 불과 4년 전인 2016년 네이버와 쿠팡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7%, 4%에 불과했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쿠팡 대비 고객 수, 판매자(공급자 수) 등의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네이버를 '매수'하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쿠팡의 활성 고객 수는 1485만명이며, 이 중 32%가 로켓와우 멤버십을 사용하고 있다. 네이버는 작년 연간 기준 스마트스토어 결제자 수가 2000만명이며, 판매자 수는 41만명으로 쿠팡 대비 2배 이상에 달한다.

박 연구원은 "쿠팡과 사업 전략은 다르나 빠른 거래액 성장, 높은 판매자 및 사용자 호응도, 파트너십을 통한 밸류체인 강화 측면에서 경쟁우위를 갖추고 있는 네이버 쇼핑의 가치가 재평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증권가 일각에선 쿠팡과 비교해 네이버의 기업가치는 최대 8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차증권은 이날 목표 시총을 근거로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증권사 김현용 연구원은 "네이버 이커머스 사업은 높은 포인트 적립률, 웹툰과 뮤직 등 자사 콘텐츠와의 연계 강화, 판매자 대출 등을 강점으로 확고한 생태계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며 "쿠팡과 비교해 네이버가 절대 부족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와 파트너십을 이루고 있는 국내 1위 택배업체 CJ대한통운을 주목하라고 했다. 네이버와의 협업으로 쿠팡의 성장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택배사들 대비 차별적 가치를 부여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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