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들어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이 전달 말 대비 4000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다소 사그라들었다. 여기에 가계대출의 급등세를 우려하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은행들이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금리를 높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출 실수요자들 사이에선 ‘신용대출이 문턱이 너무 높아졌다’는 불만도 나온다.지난해 신용대출 시장은 부동산과 증시에서의 ‘빚투’ 열기로 활활 타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식시장과 부동산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가면서 지난해 8월(4조704억원)과 11월(4조8495억원) 두 차례 월간 증가액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였다. 12월 들어 은행들이 일시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5대 은행 신용대출은 전달 대비 444억원 줄어들었다. 하지만 감소세는 잠깐에 그쳤다. 올들어 코스피 지수가 3200을 돌파하는 등 ‘증시 랠리’가 나타나면서 빚투가 늘어났고,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월 한 달간 1조5791억원 불어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주식시장에 개인이 빚을 내 투자하는 현상이 과도하다고 판단하고 은행들에 '마이너스 통장을 조이라'고 요구했다. 이에 지난달 신한, 우리은행이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일제히 5000만원 줄였고,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도 ‘한도를 줄이고 금리를 높이는’ 조치에 나섰다. 한 은행 관계자는 “증시가 최근 다소 주춤한 영향과 마이너스 통장 문턱을 높인 결과가 이제야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너스통장 계약 갱신시 금리가 크게 오르는 사례도 늘어났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국민은행의 고신용자(구 개인신용 1등급) 대상 KB스타 마이너스 비대면 신용대출 최저 금리는 작년 9월 연 3.1%에서 이날 기준 3.36%로 올랐다.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마이너스 대출 최저 금리는 같은 기간 0.4%포인트, 우리은행의 주거래 직장인 마이너스통장대출 금리도 0.4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연 2%대 금리로 마이너스 통장을 썼고, 올 초 계약을 갱신했다면 크게 금리가 올랐다고 체감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은행 관계자는 “꼭 필요한 돈이라면 마이너스 통장 대신 조금 더 금리가 낮은 일시금 신용대출(건별 대출)을 받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아직 빚투와 신용대출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건 아니다. 증시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금융위원회가 현재 금융회사별로 적용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개인별로 완전히 전환하는 조치를 발표하면 막차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남아있다.
김대훈/정소람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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