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도 기판도 구동칩도 동났다…반도체 품귀 확산

입력 2021-02-15 17:52   수정 2021-02-16 00:51

차량용 반도체에서 시작된 ‘공급부족’ 현상이 패키징(후공정) 부품, SSD(데이터저장장치) 컨트롤러, 8인치 장비 등 반도체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대만과 일본 등에서 발생한 천재지변 영향으로 일부 부품 공장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업계에선 공급 부족이 올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반도체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패키징 업체들이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본딩와이어’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패키징은 반도체 칩을 전자기기에 연결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공정이다. 본딩와이어는 칩을 기판에 연결할 때 쓰는 금속선이다. 반도체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패키징에 필요한 본딩와이어 수요가 커지는 추세였는데 작년 말부터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급이 빠듯해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세계 1위 패키징 업체 대만 ASE는 최근 “오는 2분기까지 본딩와이어 수급이 타이트할 것”이라며 “수요의 30~40%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국내 패키징 업체 관계자는 “본딩와이어를 활용한 패키징 비중이 전체의 70~80%에 달하지만 공급량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생산 업체들도 반도체 공급 부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할 수 없어 설비 증설에 소극적이다.

칩과 메인기판을 연결할 때 활용하는 ‘ABF 기판’ 공급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 제품은 난야PCB, 유니마이크론 등 대만 업체들이 조미료(MSG)로 유명한 일본 아지노모토에서 ABF를 수입해 생산한다. ABF 공급량이 제한적인데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불이 난 대만의 유니마이크론 공장에 지난 5일 또 화재가 발생하면서 ‘공급망 재편’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낸드플래시를 여러 개 조합해 만드는 SSD도 일부 메모리반도체 업체가 ‘원하는 만큼’ 못 만드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SSD의 두뇌 역할을 하는 ‘컨트롤러칩’ 생산량이 부족해서다. 삼성전자, 인텔 등 기술력을 갖춘 업체들은 SSD 컨트롤러를 자체 생산하지만 중국 등 일부 메모리반도체 업체는 파이슨, 실리콘모션 같은 전문 업체를 활용한다. 파이슨 등은 컨트롤러 생산을 파운드리(반도체수탁생산) 업체에 맡기지만 파운드리업계 역시 주문이 폭주해 물량을 제때 소화하기 어렵다. 제품 가격도 최근 15~20% 정도 올랐다.

차량용 반도체 등의 생산에 주로 활용되는 8인치 중고·리퍼브(중고장비를 개조한 것) 장비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8인치 파운드리업체 ‘키파운드리’가 지난달 러셀로부터 66억원 규모 중고 장비를 구매하기로 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8인치 파운드리업체 간 ‘증설’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영향이 크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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