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50억 번 비결, 알고리즘으로 만들었다" [신현보의 데담]

입력 2021-02-18 09:18   수정 2021-10-01 16:40


출시 4개월 만에 이용자수 12만명, 매주 1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 중인 전자상거래 분석 서비스가 있다. 바로 '판다랭크'다. 이 서비스는 133만명의 구독자를 가진 경제·재테크 유튜버 '신사임당'이 추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서비스를 만든 박재현 선데이띵커 대표(31)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시장 조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의 말처럼 판다랭크는 데이터 분석 서비스이지만 홈페이지 어디에도 '데이터'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이유는 일반인들이 데이터를 '복잡하고 귀찮은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판다랭크는 소상공인들에게 이 '복잡하고 귀찮은' 숫자를 들이미는 대신에 '가격이 경쟁사에 비해 높은 것은 아닌 지',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한 지', '소비자들이 이 제품을 덜 찾기 시작한 것은 아닌지' 등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판다랭크는 그간 박 대표의 경험을 알고리즘으로 녹인 서비스다. 그는 21세에 겁없이 처음 창업을 해 11년간 여러 서비스를 운영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2016년 인테리어 소품 업체인 '루무드'를 창업, 이커머스를 활용해 3년간 매출 50억 원을 거둬들이고 2019년 매각했다.

그는 "이커머스에서 초보자가 대부분 망하는 이유는 열정의 문제가 아니다"며 "웹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는 게 성공의 열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반인과 초기 단계 기업은 이를 거의 활용하지 못한다"고. 그래서 데이터로 이커머스를 널리 이롭게 하자는 취지로 만든 게 판다랭크다.
청년 사업가의 성공 방정식,
초등학생도 쓸 수 있도록 알고리즘으로 녹였다
어느 사업이나 마찬가지지만, 데이터 비즈니스는 더 사용자 친화적이어야 한다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통상 업계에서는 마케팅 성과 평가 담당자를 두고 광고투자수익(ROAS), 광고 1000회 노출당 비용(CPM) 등을 분석해 기업 전략에 활용하거나, 고연봉의 데이터 과학자를 고용해 자사 커머스를 분석한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은 그럴 능력도, 상황도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박 대표는 "소상공인들도 데이터를 뽑아서 광고비를 너무 많이 쓰는지, 가격이 지나치게 낮은 것은 아닌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며 "하지만 웹에 개방된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데이터를 활용해야 하는게 너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대적 광고클릭이 2.4287'이라고 하면 비전문 창업자가 알아들을 수 있겠느냐"며 반문했다.


때문에 판다랭크는 이커머스에 막 뛰어든 사람들, 심지어 초등학생도 마케터나 데이터 과학자 없이 데이터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게끔 진입 장벽을 낮췄고 한다. 그는 "판다랭크를 보면 직관적으로 '광고비가 높다', '쇼핑전환율이 높다', '경쟁이 치열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여기에 시장과 제품을 이해하는 나만의 프레임인 '시반필독허가'가 녹아있다"며 "시장성, 반복성, 필수성, 독창성, 허용성, 가격의 앞글자만 딴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석 시각화도 많은 부분을 게임에서 따왔다. 이용자가 직관적으로, 편리하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기 위해서다.
이커머스가 레드오션?
MZ세대·AI가 판 더 키울 것
그가 이커머스 시장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만든 이유는 무궁무진한 잠재력 때문이다. 그가 이커머스에 가지는 확신은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MZ세대(10~30대인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등 신세대의 특징이다. 그는 "신세대들은 회사를 개인과 분리해 생각한다는 점이 구세대와 확연히 다르다"며 "이들은 '회사는 나를 책임질 수 없고 나도 언제든 떠날 수 있다' 식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부업을 찾으려는 인구도 늘고, 퇴직 후 치킨집 보다 더 쉽고 다양한 물건을 팔 수 있는 이커머스에 진입하려는 인구도 증가할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두번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디지털의 가속화와 인공지능(AI)의 보급화가 노동 시간 단축을 통해 '부업의 시대'를 앞당긴다는 믿음이다. 박 대표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노동시간은 점점 짧아질 것이고, 잉여 시간은 늘어날 것"이라며 "일론 머스크의 말처럼 모두가 기본급을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런 미래에 셋 중 한명은 잉여 시간에 놀고 먹고 소비만 할 것이고, 또 한명은 자기개발을 하거나 취미생활을 즐길 것"이라며 "나머지 한명은 추가 수입을 창출하려 할 것이다. 이때 개인 기준에서 가장 접근성이 낮고 사업성이 좋은 분야가 스마트스토어 등을 활용한 이커머스"라고 말했다.

셋째는 오프라인은 유한한 유동인구에 달린 게임이지만, 이커머스는 무한한 고객 잠재성을 가지기에 시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온라인 시장은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오지 않지만, 철저한 데이터 분석으로 모객만 잘하면 고객 수도 무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각에서 온라인 시장을 레드오션이라고 우려하는 데 대해 "아직도 미개척된 블루오션 카테고리가 많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커머스는 카테고리만 5000개가 넘는다"며 "한국 시장은 해외에 비해 아직 시장 진입이 안 된 분야가 너무나도 많다"고 했다.
눈 앞에 이익 보다 더 큰 미래 그려야
판다랭크는 무료로 개방돼있다. 박 대표는 가뜩이나 사람들의 마음에 진입 장벽이 있을 수 있는 데이터 서비스를 유료화하면 쓸 사람이 없다며 "앞으로도 무료 방침을 고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당장 이익을 쫓아 유료화하면 이용자만 잃는다는 계산이다. 당근마켓 등 성공을 거둔 플랫폼 서비스가 그러하듯 무료 서비스로 진입 장벽은 없애고, 더 많은 사용자들을 확보했을 때 부가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취지다. 지금도 서비스의 80% 정도는 로그인 없이도 쓸 수 있게 만들어놨다. 회원가입도 간단히 문자인증을 요구하는 정도다.

박 대표는 "향후에는 데이터 기반으로 유통·제조사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판다랭크는 이커머스 빅데이터 기업으로 셀러와 기업의 허브가 될 꿈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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