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 규모 '뚝뚝'…온라인 판매는 '쑥쑥'

입력 2021-02-16 17:28   수정 2021-02-17 00:18


국내 미술시장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2019년 거래 총액이 4147억원으로 줄었다. 최근 10년 사이에 정점을 찍었던 2017년(4942억원)에 비해 16.1%, 2018년(4482억원)보다 7.5%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전반이 침체되고 아트페어 등의 행사가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2020년 미술시장은 더욱 위축됐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16일 발표한 ‘2020 미술시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국내 미술시장에서 거래된 작품은 총 3만7930점. 2018년(3만9367점)보다 3.7% 줄었다.

유통채널별로는 화랑의 비중이 여전히 컸다. 화랑에서 거래된 금액은 1852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48.6%를 차지했다. 서울옥션, 케이옥션 등 경매회사를 통해서는 28%인 1158억원이 거래됐다. 전년 대비 각각 5.2%, 23.4% 줄어든 수치다.

반면 아트페어 시장은 눈에 띄게 커졌다. 화랑미술제, 키아프(KIAF·한국국제아트페어) 등 아트페어에서는 전년보다 9.5% 늘어난 802억원이 거래됐다. 미술계 관계자는 “대중적으로 접근이 쉽고 중저가 작품이 많이 출품돼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술시장 규모가 축소된 것은 전반적인 경기 하락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예술지원경영센터는 분석했다. 김봉수 예술경영지원센터 시각정보지원팀장은 “2019년은 세계적으로 경기가 하락하면서 세계 미술시장 전반이 침체하는 추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대작 거래가 없었던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2018년에는 경매에서 김환기의 ‘22-X-73 #325’가 30억원, ‘달과 매화와 새’는 23억원에 낙찰되며 시장 규모를 불리는 데 기여했다. 2019년에는 이 같은 빅샷의 거래가 크게 줄었다. 김 팀장은 “시장이 작은 한국에서는 대작 거래량이 전체 시장 규모에 큰 영향을 끼친다”며 “2019년에는 대작 거래가 뜸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미술시장을 주도했던 단색화 열풍이 퇴조한 것도 시장 축소 원인으로 꼽힌다. 최웅철 한국화랑협회장은 “한국 미술시장이 단색화의 인기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후속 타자가 이어지지 못하면서 새로운 구매자를 끌어들이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술시장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경향은 고무적이다. 국내 화랑은 총 475개로 전년 대비 15곳 늘어났다. 미술 유통 분야 종사자도 5.4% 늘어난 1972명으로 조사됐다. 화랑 122곳이 이전까지 개인전을 열어본 적이 없는 신인작가를 위한 전시를 열었다. 총 371개 전시에 1218명의 신인작가가 참여했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12.1%, 34.4% 늘어난 것이다. 신인작가들의 등용문이 조금 더 넓어진 셈이다.

온라인을 통한 미술거래가 늘어난 점도 미술계는 주목하고 있다. 2019년 화랑의 온라인 거래를 보면 판매금액은 1.3%, 판매 작품은 3.6% 늘었다. 경매에서는 3000만원 미만의 중저가 작품을 중심으로 온라인 거래가 활발했다. 전년보다 6.8% 늘어난 총 1만6369점이 온라인 경매로 판매됐다.

온라인 거래 확대를 주도한 중저가 작품은 전체 시장 규모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만 시장 저변을 확대하고 잠재 구매층을 넓힌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비대면 경향이 강해지면서 온라인 비중이 더욱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 회장은 “미술시장의 거래 활성화와 시장 확대를 위해 세제 개선, 미술시장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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