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연맹, 학폭 연루자 영구제명 방침···이재영·다영은 제외 '논란'

입력 2021-02-17 09:36   수정 2021-02-17 09:45


한국배구연맹(KOVO)이 학교폭력 가해 선수는 영구 제명하는 규정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소급적용은 하지 않기로 해 이재영, 이다영은 이 규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KOVO는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회의실에서 '배구계 학교 폭력 근절 및 예방을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KOVO는 선수인권보호위원회 규정 제10조에 따라 강간, 유사 강간, 이에 준하는 성폭력, 중대한 성추행 시에만 영구 제명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신무철 KOVO 사무총장은 "신인 드래프트 시 학교 폭력과 관련한 서약서를 받고, 향후 서약서 내용이 허위사실로 확인될 경우 영구제명 등 중징계를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무철 사무총장은 "이는 학교 폭력을 저지른 선수를 프로 무대에서 완전히 퇴출하겠다는 강한 의지"라며 "관련 규정은 추후 이사회를 통해 신설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으로 신인 선수들은 드래프트 시 해당 학교장 확인을 받은 학교폭력 관련 서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해당 내용이 허위로 확인될 경우 선수에게는 영구제명, 해당 학교는 학교 지원금 회수 등 관련 조치가 취해진다.

KOVO는 관련 규정 신설과 함께 피해자 신고센터 설치, 학교 폭력 근절 및 예방 교육, 학교 폭력 근절 캠페인 등도 전개하기로 했다.

다만 이미 가해 사실이 알려진 선수들에겐 관련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신무철 사무총장은 "관련 규정은 신설 후 효력을 가진다"며 "이미 가해 사실이 밝혀진 선수들에겐 관련 징계를 내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가해 사실을 인정한 여자부 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 남자부 OK 저축은행 송명근· 심경섭 등 네 명의 선수는 연맹 차원의 영구제명 징계를 받진 않을 전망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KOVO의 해당 조치가 사실상 이재영·이다영 등에 대한 봐주기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재영·이다영 선수에 대한 폭로글이 게재되면서 시작됐다.

앞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10년이나 지난 일이라 잊고 살까도 생각해봤지만 가해자가 자신이 저질렀던 행동은 생각하지 못하고 SNS에 올린 게시물을 보고, 그때의 기억이 스치면서 자신을 돌아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내서 쓴다"면서 "글을 쓰는 피해자는 총 4명이고, 이 사람들 외에 더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21개에 걸친 학폭 피해 사례를 서술했다. 강제로 돈을 걷고, 피해자와 그들의 가족들까지 욕하는 것은 물론, 새로 산 물건을 "빌려달라"고 강요하거나 물리적인 폭행을 가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충격을 안겼다.

A씨는 "가해자가 같은 방을 쓰던 피해자에게 무언가를 시켰는데 이를 거절하니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더럽다, 냄새난다며 옆에 오지 말라고 했으며 매일 본인들 마음에 안 들면 항상 욕하고 부모님을 '니네 X미, X비'라 칭하며 욕했다", "운동 끝나면 가해자들의 보호대나 렌즈통 등을 피해자들이 챙겨야 했는데 까먹기라도 하면 '지금 찾을 건데 안 나오면 X진다. XXX아'라고 했다" 등의 구체적인 사례를 나열했다.

또 이다영이 SNS에 선배 김연경을 저격하며 올린 "괴롭히는 사람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싶다"는 글을 언급하며 "본인이 했던 행동들은 새까맣게 잊었나 보다. 본인도 하나의 사건 가해자면서, 제대로 된 사과나 반성의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고 도망치듯이 다른 학교로 가버렸으면서 저런 글을 올렸다는 것이 너무나 화가 나면서 황당하다"고 했다.

이다영과 이재영은 중학교 선수 시절 동료에게 범한 학교폭력 전력이 드러나자 10일 SNS에 공식사과문을 게재한 뒤 소속팀을 이탈한 상황이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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