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위지윅스튜디오의 인수·합병(M&A)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기업공개(IPO) 자금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회사를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하고, 이들을 다시 증시에 상장 시켜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M&A를 통한 빠른 성장 덕에 주가도 상장 이후 200% 넘게 올랐다.
영상특수효과 업체인 위지윅스튜디오는 올해 자회사 2곳을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킨다. 드라마 제작사인 래몽래인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행사 대행업체인 엔피는 스팩 합병 상장을 위해 최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2018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하며 242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기존에 갖고 있던 82억원의 현금성 자산과 함께 공격적으로 M&A에 나섰다. 상장 반년 만인 2019년 7월 래몽래인에 50억원을 투자해 지분 25.1%를 취득했고, 그해 12월엔 125억원으로 엔피 지분 47.2%를 취득했다.
작년에는 예능·드라마 제작사 겸 연예기획사인 이미지나인컴즈 지분 50%를 15억원에 확보했다. 세 회사는 현재 위지윅스튜디오 종속회사로 편입돼 연결 재무제표에 실적이 합산 반영된다.
위지윅은 이밖에도 인스터(지분율 19.6%), 초코엔터테인먼트(13.4%), 스토리파운틴(10.0%), 와이랩(5.0%)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위지윅이 래몽래인과 엔피 IPO를 인수 1~2년 만에 추진하는 이유는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위지윅스튜디오 관계자는 “콘텐츠와 뉴미디어 산업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래몽래인과 엔피도 빠른 성장을 위해 IPO로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위지윅은 추후 이미지나인컴즈 IPO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지나인컴즈는 작년 3분기 말 총자산 43억원에 매출 7억원, 순손실 9억원을 내 당장 IPO를 하기엔 아직 규모가 작은 편이다. 하지만 작년 말 영화 ‘승리호’ 투자 배급사인 메리크리스마스를 이미지나인컴즈가 인수하는 등 사세를 불려가고 있다. 이미지나인컴즈는 ‘나는 차였어’, ‘로또싱어’ 등의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공격적인 M&A는 연결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554억원, 순손실 30억원을 냈다. 래몽래인이 같은 기간 매출 302억원, 순이익 22억원을 내고, 엔피가 매출 134억원, 순이익 11억원을 낸 것이 크게 기여했다. 반면 같은 기간 위지윅스튜디오의 별도 매출은 11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4.0% 줄고, 순손실을 46억원 내 적자 전환했다.
위지윅스튜디오 주가 상승률은 올 들어 34.7%, 2018년 상장 이후 226.7%에 이른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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