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 벽화 뜯어 거액에 팔아버린 건물주…주민들 '충격' [글로벌+]

입력 2021-02-18 17:32   수정 2021-03-20 00:03


영국을 기반으로 신원을 밝히지 않고 활동하는 그래피티 작가 '뱅크시'가 그린 작품이 건물주에 의해 철거·판매돼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BBC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뱅크시가 노팅엄의 한 건물벽에 그린 '훌라후프를 하는 소녀' 작품이 뱅크시 미술품 수집가 존 브래들리씨에게 팔렸다.

존 브래들러씨는 "벽화를 복원해 영국 동남부 서퍽(Suffolk)에 있는 박물관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품을 구매하는데 든 비용은 6자리 액수라고 말해 최소 10만 파운드(한화 1억5000만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훌라후프를 하는 소녀'는 브래들러씨가 소유한 뱅크시 작품들 중 하나다.


노팅엄시 대변인은 "작품을 시의 다른 곳으로 옮겨 놓는 것에 대해 뱅크시의 허락을 구하려고 했다"며 "뱅크시는 작품을 그대로 두기를 부탁했고 우리는 작가의 의사를 존중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작품을 떼기로 한 건물주의 개인적 결정을 존중하지만 우리 시가 뱅크시의 작품을 잃는 것이 애석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노팅엄 시의회 측은 당국이 작품을 지키기 위한 모든 것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작품을 뗄 계획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지 주민들은 뱅크시 작품이 철거된 것에 대해 크게 안타까워하고 있다. 노팅엄 대학의 학생인 댄 골슈타인은 "지난 12일 오전 6시께 뱅크시 작품이 제거되는 소리에 잠이 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물주가 작품을 팔기로 결정한 것은 노팅엄시에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현지 주민은 "건물주가 작품을 판 이유는 이해하지만 그것은 지역 사회의 보물이었다"며 "뱅크시 작품은 사라졌고 이제 남은 것은 나무판과 잔해 뿐"이라고 했다.

이어 "그 작품은 주민들이 어려운 시기에 설치됐기에 위로가 됐다"며 "지역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해당 건물의 세입자는 "작품이 떼어질 거라고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충격적"이라고 놀라워했다.

브래들러씨는 아쉬워하는 주민들에 대해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람들이 나에게 '그것은 노팅엄 시민들의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 작품을 지켜야한다는 말은 너무 쉽지만 누가 관리 비용을 지불하고, 유지비, 보안비, 보험비, 복구비를 책임질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이 작품을 제대로 복원하기 위해 스코틀랜드의 전문 기관으로 보낼 것"이라며 "전시의 일환으로 미래에 노팅엄으로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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