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보긴 아까워] 피아니스트 윤홍천의 회고록 "거울 속엔 누가 있을까"

입력 2021-02-19 10:53   수정 2021-02-19 11:03

피아니스트 윤홍천(39·사진)은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콩쿠르 우승 경력이 한 차례도 없다. 피아니스트라면 한 번쯤 도전할 법한 길을 걷지 않았다. 대신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레퍼토리를 분석했다.

그가 선택한 다른 길은 음반 발매였다. 2011년 윤홍천은 음반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를 통해 독일 바이에른 주정부로부터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2017년에는 클라리네티스트 자비네 마이어와 비올리스트 닐스 묀케메이어와 모차르트 실내악 앨범을 내며 독일의 그래미어워드로 불리는 에코 클래식상을 수상했다.

콩쿠르 경력이 없어도 주눅들지 않았다. 그는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콩쿠르 경력이 없는게 콤플렉스였지만 동시에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공연계 관계자는 그를 두고 "콩쿠르 안나가도 연주 실력을 인정받으니 전 세계 연주자들이 그를 섭외한 것이다"라며 "실내악 연주에서 피아노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음반 대신 그의 연주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온라인 공연이 열렸다. 지난달 22일(현지 시간) 벨기에 드 싱글에서 열린 독주회를 통해서다. 그는 모차르트의 '론도 a단조'와 프란츠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3번과 14번', 모리스 라벨의 피아노 모음곡 중 '거울' 중 '바다 위의 작은배', '어릿광대의 아침노래', 레베카 손더스의 '거울'을 연달아 들려줬다.

윤홍천은 일찍이 평단에서 슈베르트와 모차르트 전문가로 칭해졌다. 그가 내놓은 음반이 호평을 받아서다. 2011년에는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음반으로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녹음했다. 전곡 음반을 통해 국제클래식음악상(ICWA) 후보에 올랐고, 영국 그라모폰에선 '에디터스 초이스'에 선정했다.


그가 선사한 곡 중 생소한 작품도 눈길을 끈다. 라벨의 피아노 모음곡 '거울'이다. 제목에서 보이듯 음악가의 내면을 선율에 옮겨낸 곡들이다. 악보를 보면 화성 변화가 심하다. 리듬도 자유분방하다. 해석하기 난해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1906년 프랑스의 음악평론가 미셸 칼보코레시는 악보를 보고선 "감상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완벽한 라벨의 수작이다"라고 평했다. 윤홍천은 경쾌하면서도 매끄럽게 건반을 짚으며 레퍼토리를 소화했다.

온라인 공연을 마련한 드 싱글은 1867년 벨기에 엔트워프에 지어진 예술극장이다. 현재는 벨기에를 대표하는 예술시설로 확장했다. 코로나19로 대면 공연이 취소되자 지난해 11월부터 온라인 공연 시리즈를 펼쳐왔다. 윤홍천이 나선 공연도 시리즈의 일환이다.

감상법은 간단하다. 드 싱글은 모든 공연을 유튜브에 무료로 공개했다. 공연장 유튜브 공식 채널에 들어가거나, 윤홍천의 영문명인 '윌리엄 윤'(Willium Youn)을 검색하면 감상할 수 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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