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휘재도 공개사과했던 층간소음…이젠 건설사가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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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2-19 12:18   수정 2021-02-19 14:21

이휘재도 공개사과했던 층간소음…이젠 건설사가 잡는다

최근 유명 연예인들에게 확산된 층간소음 문제를 잡기 위해 건설사가 직접 나선다. 건설사들은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연구·개발(R&D)에 특허까지 신청하고 있다. 정부도 관련 법규의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파트, 빌라 등과 같이 공동주택 주거비율이 높다보니 층간소음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편이다.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와 관련된 분쟁도 늘어났다. 재택근무와 등교중지 등의 기간이 늘어나면서 이웃간의 갈등이 폭로되기도 했다. 방송인 이휘재과 개그맨 겸 감독 안상태, 이정수 등 유명인 가족들이 대표적이다. 해당 연예인이 비난을 받기도 했고, 이휘재는 방송중에 공개사과를 했다.

층간소음이 코로나 시대에 불가피한 스트레스가 되면서 경찰에 신고되는 층간소음 신고도 급증했다. 이웃간에 보복이나 시비, 폭행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집계된 층간소음 관련 민원은 4만2250건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현재 공동주택 내에서 층간소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 '층간소음이웃센터'에서 상담이 가능하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 환경부 산하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층간소음 문제가 불거지면서 '건설사'들도 눈총을 받고 있다. '아파트를 제대로 안 지어서 그렇다'는 비난에도 "기준에 맞게 지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어서다. 실제 주택법 등에선 공동주택 층간소음 관련 바닥구조 기준이 규정된 건 7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2014년 5월 이전에 사업계획이 승인된 공동주택에서는 바닥구조 기준이 없었다. 벽식구조형식에서 바닥 슬래브 두께를 210mm로 의무화한 게 이 즈음이었다.
'중량 충격음' 줄이는 바닥구조 개선 나서
층간소음은 바닥 충격음에 따라 두 가지로 구분된다. 숟가락, 플라스틱 등 딱딱하고 가벼운 물건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경량 충격음’과 발뒤꿈치, 농구공, 망치 등 무겁고 큰 충격에 의해 발생하는 ‘중량 충격음’이다. 아파트에서 층간소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충격음은 중량 충격음이다.

보통 아파트 바닥을 시공할 때 콘크리트 슬래브(철근콘크리트구조의 바닥) 위에 차음재를 깔고 기포콘크리트 층을 두게 된다. 이 기포 콘크리트층 위에 난방 배관을 설치하고 모르타르(시멘트와 모래를 섞어 만든 자재)를 타설하고, 마루나 타일과 같은 바닥 마감재를 시공한다. 중량충격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콘크리트나 차음재의 성능을 강화하거나 모르타르의 두께는 늘리는 방식 등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건설사들이 앞장서서 "개선에 나서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최근 기술연구원 산하에 소음 진동 전문 연구 부서인 소음 진동 솔루션팀을 신설했다. 층간소음 제로화를 목표로 조직된 팀이다. 소음·진동, 구조, 콘크리트, 설계, 디자인 등 관련 분야 석·박사급 전문인력 13명으로 구성했다.


롯데건설이 우선적으로 주력할 부문은 차음재가될 새로운 완충재다. 2022년까지 개발해 단계적으로 현장에 적용할 방침이다. 새로운 완충재는 친환경 소재인 EPP(Expanded Poly Propylene: 발포 폴리프로필렌)를 활용할 예정이다. EPP는 기존의 층간 완충재에 사용하는 재료에 비해 내구성이 높고, 흔히 EPS라고 불리는 스티로폼 소재 대비 부스러기 등이 덜 발생되는 편이다. 소음 진동 솔루션 팀은 여기에 바닥, 천장, 벽 등 소음이 발생하는 모든 경로를 찾아내서 아파트 구조 형식을 새롭게 조합해 층간소음을 획기적으로 차단 할 수 있도록 신소재복합구조를 개발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작년말 조직개편을 하면서 ‘층간소음연구소’를 신설했다. 층간소음연구소는 ENG센터 산하에 석·박사급 인력 10여명으로 구성됐다. 연구소장은 김재호 부사장이 ENG센터장을 맡았다. 층간소음연구소는 층간소음의 원인과 현황 분석에서부터 재료와 구조, 신공법에 이르기까지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기술개발과 솔루션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해 나갈 계획이다.
전문 연구인력·전담부서 신설…특허출원도 잇따라
개발을 완료해 특허출원 등을 신청한 건설사들도 있다. 대우건설은 층간소음을 줄이면서 시공도 간편한 ‘스마트 3중 바닥구조’를 개발했다. 관련 기술의 특허 등록을 완료했으며, 해당 구조를 시공하기 위한 추가 기술 2건도 특허 출원했다. 바닥구조를 전체적으로 강화하는 방식이다.

콘크리트 슬래브의 강도를 높이고 차음재와 모르타르 두께를 늘렸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건식 패드를 설치해 모르타르 두께는 기존 40mm에서 70mm로(강화 모르타르), 차음재 두께는 기존 30mm에서 40mm(고탄성 완충재)로 증가시켰다. 콘크리트 슬래브에 철근을 추가 시공(내력 강화 콘크리트)해 바닥의 강도 또한 향상시켰다. 내력강화 콘크리트→고탄성 완충재→강화 모르타르 등 3중으로 바닥구조가 짜여지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또 소음 발생을 세대 내 월패드를 통해 알려주는 기술도 추가했다.

DL이앤씨(옛 대림산업)는 지난해 3중으로 층간소음을 잡아낼 수 있는 '3중 레이어 바닥구조'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3중 레이어 바닥구조는 아파트 바닥면의 기본 뼈대인 콘크리트 슬래브 위에 3개의 층을 겹겹이 쌓아주는 필터형 방식이다. 기존 방식보다 모르타르층(몰탈층)을 2겹으로 배치하고 2배 두껍게 시공했다. 독일 바스프(BASF)사와 제휴한 고성능 완충재가 콘크리트 슬래브와 밀착되는 구조가 밑에 깔린다. 이 기술은 영국 리버풀대학교 및 서울시립대학교 건축 음향 전문 교수진으로부터 자문을 받았고 LH주택성능연구개발센터 실증 실험동에서 성능 검증을 마무리했다.

DL이앤씨는 층간소음 뿐만 아니라 실내소음을 줄이기 위해 '팬 분리형 저소음·고성능 레인지 후드'도 개발했다. 특수 설계된 저소음 고성능 모터가 장착된 팬을 본체의 위치와 분리해 주방 외부에 설치하게 된다. 주방 소음은 줄이고 배기 성능은 개선된 쾌적한 실내환경을 제공한다. 주방 소음이 최대 13dB 줄어 조용한 도서관 수준으로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H사일런트 홈'을 개발하고 올해부터 적용하고 있다. 5단계에 적용되는 층간소음 저감기술이다. △1단계 튼튼한 골조 △2단계 고성능 특화 바닥구조 △3단계 최첨단 소음 예측기술 △4단계 완벽한 시공관리와 품질점검 △5단계 층간소음 알림시스템 등이다. 바닥재들의 성능을 강화하고 두께를 늘리는 동시에 사전평가와 검수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층간소음 알림 시스템도 적용된다.
2022년부터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 도입…관련 법안 발의중
한편 국토교통부는 늦어도 2022년 7월부터는 아파트가 건설된 뒤 사용 허가를 받기 전에 층간소음 차단 성능을 확인하는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3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사용승인 전 단지별로 샘플 가구를 뽑아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을 측정하도록 의무화한다. 공동주택 바닥충격음 차단성능 권고 기준도 마련해 지자체가 이 권고 기준에 따라 성능을 평가하고 시정요구부터 사용승인 불허까지 조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재는 완충재 자체의 소음차단 성능을 평가하는 사전 인정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2004년 도입한동힙한 것으로 실제로 거주할 때와는 차이가 있어서 정확한 성능 확인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층간소음 방지법도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2개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층간소음 분쟁을 예방·조정할 수 있도록 입주자 등으로 구성된 '층간소음 관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공동주택 건설시 바닥충격음 차단구조 시공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는 주택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정청래 의원이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에서 층간소음으로 인한 재산적·정신적 피해에 따른 배상액 기준을 국토부·환경부 공동부령으로 정해 고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내놨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와 지자체가 공동주택 바닥 충격음을 줄이기 위한 소리차단 조치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주거환경은 개선되겠지만, 새 아파트에 한정된데다가 분양가 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층간소음을 줄이는 기술이 도입되는 건 아무래도 새 아파트에 한정될 수 밖에 없다"며 "바닥구조나 아파트를 전체적으로 개선하다보면 비용증가 요인이 발생하게 되고, 강남을 비롯한 고가 아파트에 우선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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