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에서 물러난다

입력 2021-02-21 13:10   수정 2021-02-21 13:47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아버지 고(故) 이건희 전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난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2년 6개월의 징역형이 확정돼 재단 이사로서 결격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국정농단 징역형 확정으로 결격사유 발생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재단은 이재용 부회장의 이사장직 교체를 위한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재단은 내달 중 이사회를 열고 이재용 부회장의 교체 안건을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복지사업법'은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은 사회복지법인의 이사 등 임원이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법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만기 출소 이후에도 3년간 재단 임원으로 복귀할 수 없다. 서울시는 조만간 공문 등을 통해 재단에 이 같은 내용을 통보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검토한 결과 이재용 부회장처럼 징역형 선고를 받고 복역 중인 경우도 사회복지사업법상 임원의 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재단 측은 "이사회 개최나 이사장 거취 문제에 관해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측은 "결격사유가 발생했기에 당연히 이사가 아닌 상황"이라며 "재단에서 남은 것은 후임 선임"이라고 전했다.

서울시, 공문 통해 결격사유 통보 예정
자산 규모만 수조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익재단인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의 대표적인 복지재단으로, 1982년 설립돼 삼성서울병원과 삼성노블카운티 등을 운영하며 의료·노인복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5년 5월 전임 이사장이었던 이건희 전 회장으로부터 재단 이사장직을 넘겨받았다. 이건희 전 회장의 와병 1년째 이뤄진 당시 이사장 선임은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공식화한 상징적인 조처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재단 이사장으로 첫 임기 3년을 채우고 2018년 5월 이사장직을 연임했다. 사회복지사업법상 이사 임기는 3년으로 정해져 있지만, 연임에는 횟수 제한이 없다. 삼성에는 삼성생명공익재단 외에 삼성복지재단과 삼성문화재단, 호암재단 등 4개의 공익재단이 있다.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동생인 이서현 전 삼성물산 사장이 맡고 있고, 삼성문화재단·호암재단 이사장은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겸하고 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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