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老老)케어(care), 살아온 얘기 들어주는 말 벗”

입력 2021-02-22 14:56   수정 2021-02-22 16:34


[한경잡앤조이=정유진 기자]서울시 도봉구 도봉시니어클럽에서 ‘다솜노노(老老)케어(care, 이하 노노케어)’에 참여하고 있는 정민화(72)여사는 2019년 10월부터 구(區)내 병든 노인들을 돌보고 있다.
노노케어는 건강한 노인이 질환이나 다른 사유로 도움이 필요한 노인을 돌보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정 여사는 “누군가를 돌본다는 게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 시작하게 됐다”며 “2인 1조로 팀을 이뤄 취약계층 어르신 댁을 방문해 안부를 묻고 일상생활에 대한 불편한 점을 확인하고 말 벗 상대도 돼 드리며 생활상태 등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래 어떤 일을 하셨나요.
평범한 주부였던 저는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집에서 마냥 지내는 게 적적해 제게 맞는 일을 찾아보게 됐다. 처음에는 산후 조리원에서 배식, 설거지 등 단순 작업을 했다.
하지만 조리자격증이 없다는 이유로 근무가 어려워지자 구에서 발행하는 소식지를 보고 ‘노노케어’를 신청했다.
일은 어렵지 않다. 노노케어는 하루에 3시간씩 한 달에 10일 총 30시간 근무하고 있으며 월 27만원을 받고 있다.

현장근무 전 어떤 교육을 받나요.
구민회관에 모여 ▲소양교육 3시간 ▲직무교육 4시간 ▲안전교육 4시간 등의 과정을 이수한다. 또한 이슈가 되는 업무에 대해서는 수시로 공부한다.
노노케어는 수혜 어르신들에게 경제적 도움이 아닌 심리적· 감정적 도움이 되는 일이기 때문에 마음으로 잘 보듬어 주어야 한다.
특별히 힘든 일은 아니어서 모집할 때 경쟁률이 3대1 정도로 시니어 일자리 중에도 인기가 높다.

어떻게 시니어 관련 일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앞서 말했듯이 조리원에서의 근무 경력으로 일을 찾고 있었다. 매달 나오는 구내 소식지를 통해 도봉시니어클럽을 알게 됐다. 이곳에서 ‘혹시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지원했다.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었던 초등학교 스쿨 존에서 등교 시간에 아이들 돌보는 업무를 신청했지만 경쟁률이 높고 대기자들이 많아 다음 기회를 엿봐야했다.

어르신을 돌보는 게 어렵지 않으신가요.
처음 만났던 수혜 어르신은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여자 분이었다. 집에 있는 사진에는 건강하던 모습이었지만 이제는 혼자 거동조차 힘들어 하며 누워있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분의 삶을 듣다보니 가슴 깊숙한 곳이 아려왔다. 이후 그 어르신은 얼마 못가 건강 악화로 인해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다른 어르신을 만난 건 2019년 12월이었는데 지하 단칸방에서 걷기도 불편한데다가 치매와 싸우고 계셨다.
그분을 찾아가서 제 때 식사를 하는지 불편한 곳은 없는지 안부를 묻고 말벗이 돼주었다.

시니어 일을 하는 데에 가족 분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처음에는 남편이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준다. 그 덕에 2020년 보건복지부 장관상도 받았다. 가족들이 정말 좋아했다.

일하면서 가장 뿌듯한 적이 있다면요.
수혜 어르신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보호하며 심신 안정을 돕는 일이 좋다. 처음에는 방문을 크게 반기지 않던 어르신들이 마지막 순간에는 제 손을 꼭 잡으면서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말을 하시는데 그 때마다 힘이 난다.
노노케어를 지금까지 계속 참여하는 이유는 수혜어르신들을 돌보며 찾아오는 보람 때문이다. 큰 도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항상 고마워하는 어르신들을 보면 마음이 뭉클해진다.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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