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농가가 물고기 양식단지로"…바다 없는 화순, 수산도시 도전

입력 2021-02-22 17:38   수정 2021-02-23 01:04


면적의 70%가 산으로 이뤄진 전남 화순군이 ‘수산 도시’로의 변신에 나선다. 내수면 양식단지와 수산식품 거점단지를 조성해 수산업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바다가 없는 경북 안동이 간고등어로 유명해졌듯, 대도시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적극 이용하겠다는 전략이다.

22일 화순군에 따르면 군은 최근 해양수산부가 공모한 스마트 양식장 시범단지 조성 사업 유치에 성공했다. 2022년까지 100억원(국비 50억원)을 투입해 능주면 3만3500㎡ 부지에 양식장, 용수공급시설 등을 짓는다. 2만㎡의 부지는 내수면 어업인에게 분양한다. 민물장어, 메기, 새우 등 어류 양식과 함께 판매시설을 건립하고 순환 여과식 시스템 등 최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화순군은 내수면 양식단지 옆에 140억원을 들여 수산식품 거점단지도 조성하고 있다. 수산식품 연구개발 가공 유통 판매 및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화순군은 연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고 수출에 특화한 가공시설을 운영하기로 했다. 수산물을 활용한 전남 유일의 ‘소스 전문 수산식품’ 거점 조성 계획도 마련했다. 단지의 연구시설에서 개발한 건강식품을 직접 생산하고, 내수면 양식단지의 생산 어종을 가공·유통해 두 단지의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화순군 관계자는 “화순은 광주광역시와 차량으로 20분 거리인 만큼 편리한 수송망을 통해 전남지역 수산물 공급·유통에 유리하다”며 “수산식품 관련 시설을 집적화한 클러스터를 만들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순군이 수산업에 도전하게 된 이유도 이채롭다. 수산업 사업 부지는 원래 가축 사료 제조공장과 돼지 축사가 밀집한 양돈단지였다. 국도 29호선에 인접한 이 단지는 30년이 넘도록 악취를 풍기고, 주변 환경을 해쳐 민원이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주민들의 이전 요구가 계속됐지만 토지 보상 및 양돈농가의 휴업 보상 등에 들여야 할 막대한 예산이 걸림돌이었다. 화순군은 양돈단지 철거와 부지 활용 방안을 검토하다가 2015년 해수부의 수산산업 거점단지를 유치하면서 민원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단지를 유치한 뒤 13개 양돈농가 중 12개 농가와 보상 협의를 마쳤다.

구충곤 화순군수는 “해묵은 민원 해결과 함께 수산산업 육성의 근거지를 구축하게 돼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라며 “문화관광·역사문화 자원을 수산식품 거점단지와 연계해 6차 산업의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화순=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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