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스랩스 "복잡다단 반도체 공정에 AI 투입…수율 확 높일 것"

입력 2021-02-22 17:17   수정 2021-02-23 02:09


반도체산업은 ‘정밀 제조의 꽃’으로 불린다. 웨이퍼에 머리카락 굵기의 1만분의 1도 되지 않는 초미세회로를 새겨넣는 미세 공정을 거쳐야 한다. 생산 절차도 복잡하다. D램이나 낸드플래시를 만들기 위해선 90일 넘는 기간 동안 600~700개의 공정이 필요하다.

김영한 가우스랩스 대표는 22일 “인공지능(AI)을 반도체 제조 현장에 적용해 결과를 개선할 수 있다면 다른 어떤 제조업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산업 AI 분야에서 반도체가 매력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잠재력 큰 정밀 제조산업부터 AI 적용”
가우스랩스는 지난해 SK그룹이 설립한 산업 AI 전문기업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9년 8월 “혁신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며 AI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가우스랩스는 작년 8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설립하며 공식 출범했다. 내년까지 SK하이닉스가 자본금 5500만달러 규모로 전액 투자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다. 2019년 SK하이닉스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 업무를 시작했고 이듬해 AI 전문 기업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이끌었다.

김 대표는 “AI 전문 기업을 처음 세우자고 할 때 지금 우리가 가장 잘하고 있는 것에서 출발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SK그룹 차원에서도, 한국 산업 구조 측면에서도 대형 정밀 제조산업의 잠재력이 가장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AI로 공정 간 변형 줄여 수율↑”
첫 번째 과제는 반도체로 정했다. 김 대표는 “반도체는 세계적으로 중요성이 가장 크고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며 “반도체 기술의 미세화가 계속되면서 난도가 높아진 만큼 AI를 적용했을 때 기대 효과와 효율성도 매우 크다고 봤다”고 말했다. 완전 자동화된 반도체 공정 특성상 AI에 활용할 데이터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반도체 역시 다른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원재료를 투입해 결과물을 내놓는 과정을 거친다. 다만 600~700개 공정을 거쳐야 하고 중간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도 없다. 김 대표는 “생산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공정 단계마다 모두 같은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며 “미세 공정이 늘어나면서 컨트롤하기 어려운 변수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공정이 늘어나면 개별 공정뿐만 아니라 전후 공정을 연계한 분석도 필요하다. 중간 과정을 모니터링하려면 생산 기간이 늘어나고 비용도 증가한다.

김 대표는 “반도체 공정의 과제는 프로세스의 변형을 줄여 수율을 높이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프로세스 제어, 장비 유지·보수, 수율 관리, 공정 스케줄링 최적화, 결과 계측과 결함 검사 등을 핵심 테마로 설정하고 AI를 활용해 개선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안에 2~3개 솔루션을 내놓고 현장에 곧바로 적용할 계획이다. 그는 “엔지니어가 빠르고 쉽게 판단할 수 있도록 아이언맨의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 같은 도구를 개발하는 게 우리가 하려는 일”이라며 “연간 수천억원의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산업 AI의 오라클 되겠다”
가우스랩스의 목표는 ‘산업용 AI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김 대표는 “산업 AI에서 오라클 같은 회사가 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반도체산업을 시작점으로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반도체는 화학적 공정부터 기계적 공정, 광학 공정까지 다양한 분야가 결합된 종합 예술”이라며 “여기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다른 분야로 범위를 확장하는 일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사업을 확대해 SK그룹의 제조 관계사, 나아가 글로벌 제조기업 전부를 아우르는 산업용 AI 전문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김 대표는 “특정 기업 맞춤형 솔루션을 구축하는 컨설팅으로는 확장성을 담보하기 힘들다”며 “제대로 된 산업용 AI 소프트웨어로 기업공개(IPO)까지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가우스랩스는 박사급 AI 전문 인력 20여 명을 확보했다. 올해 미국까지 합쳐 40~50명 정도의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2025년까지 200~300명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한국에서만 사람을 뽑으려고 하면 인력풀이 제한적”이라며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려면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제대로 출발하는 게 필요해 처음부터 회사 구조를 이렇게 짰다”고 말했다.

김영한 대표는…

△1974년생
△서울대 전기공학과 졸업
△스탠퍼드대 전기공학 석·박사
△UC샌디에이고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
△IEEE 석학회원
△가우스랩스 CEO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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