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명 먹는 문제 해결하라"…알리바바·화웨이에 떠넘긴 中

입력 2021-02-22 17:25   수정 2021-03-02 18:51

알리바바, 징둥, 화웨이 등 중국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잇달아 농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식량 자급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중국 정부 방침에 맞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농가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하는 동시에 중국 정부의 대기업 관련 독점 규제를 완화하는 방편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년째 최우선 정책은 ‘농업’
22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올해 중앙 1호문건인 ‘농촌진흥을 통한 농업·농촌 현대화 추진에 관한 중국공산당 중앙 국무원 의견’을 전날 배포했다. 중앙 1호문건은 최고 정책심의기구인 중앙위원회와 행정부인 국무원이 매년 가장 중요하게 추진할 정책 목표를 담는다. 올해 1호문건은 농업 기술의 활발한 이전, 농촌 빈곤 퇴치, 자체 사육 시스템 강화 등을 현안으로 채택했다.

중앙 1호문건의 주제는 2004년부터 올해까지 18년 연속 농업으로 선정됐다. 중국 정부가 농촌, 농업, 농민을 합한 이른바 ‘3농’ 문제를 얼마나 중요하게 보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창장 대홍수 등으로 주요 곡물 수급에 차질을 빚은 중국은 올해 8대 경제 과제 중 하나를 종자·경작지 문제 해결로 제시하는 등 식량 자급률 향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의 농촌 인구는 2억 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98%는 가족 단위의 영세한 농장에서 일하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로 농업인 가운데 55세 이상 비중이 3분의 1을 넘어섰다. 중국 정부는 ‘모두가 잘사는’ 사회주의 현대화의 열쇠가 농촌 소득 증대에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대기업들의 참여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알리바바, 지원 농가 생산물 유통
중국의 IT 대기업들은 생산량 증가, 품질 향상, 원가 인하 등의 방식을 통해 앞다퉈 농업 부문 투자를 늘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의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을 선점하는 동시에 중국 정부가 최근 강화하고 있는 대형 플랫폼 기업에 대한 감독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 규모는 매년 30~40%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2023년에는 8200억위안(약 140조원)으로 지난해(3836억위안)의 두 배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

알리바바는 가축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는 ‘스마트 목걸이’를 양계장에 공급하고 있다. 이 목걸이는 닭과 오리 등의 하루 걸음이 2만 보 이하로 내려가면 농장주에게 이상 신호를 보낸다. 남부 푸젠성 푸신에서 양계장을 운영하는 레이진롱 씨는 “알리바바 목걸이 덕분에 병든 닭을 찾아 하루 종일 농장을 돌아다닐 필요가 없어졌다”며 “주변 양계장들이 모두 규모를 키웠고 지난 10년 동안 소득은 4~5배씩 증가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2014년부터 중국 내 1만 개 농촌 마을에 유통 거점을 설립하는 장기 계획을 시행해오고 있다. 거점을 통해 농가를 지원하고, 농가의 생산물 90% 이상을 타오바오, 허마셴셩 등 산하 채널에서 판매하고 있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인 징둥은 블록체인 기술로 복숭아 유통 과정의 투명성을 높였다. 지난해 이 시스템을 적용한 산둥지방 과수원의 매출은 전년 대비 50%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미국의 제재로 주력 사업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도 빅데이터와 AI를 접목한 첨단 돼지 사육 기술 보급에 나섰다. 화웨이의 양돈 시스템은 축사 곳곳에 센서를 달고, 사람 대신 로봇이 돌아다니면서 돼지의 상태를 점검한다. 화웨이는 이런 스마트 양돈 기술을 농업농촌부와 함께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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