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朴 갈등 임시봉합…원전·김학의 수사팀 유지

입력 2021-02-22 17:32   수정 2021-02-23 01:01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2일 검찰 고검검사급(중간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현 정부의 권력비리를 수사하는 검사들이 대부분 유임됐다. 표면적으로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요청이 수용된 모양새다. 법조계에서는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 파동’이 불거지자 박 장관이 정치권 안팎의 비판 여론을 의식해 갈등을 서둘러 봉합하는 인사를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6명만 전보…주요 수사팀 유임
법무부는 이날 오후 중간간부 16명 전보 등을 포함한 검찰 인사를 발표했다. 주요 권력비리 관련 수사팀은 그대로 유지됐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이정섭 형사3부장,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 이상현 형사5부장이 유임됐다. 서울중앙지검에서는 한동훈 검사장이 연루된 ‘채널A 사건’ 담당인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을 비롯해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사건을 맡은 이동언 형사5부장,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을 맡은 권상대 공공수사2부장이 모두 현 수사를 그대로 이끌게 됐다.

서울중앙지검의 ‘이성윤 친정체제’ 구축을 위한 물갈이 인사도 없었다. 지난해 12월 윤 총장 징계가 청구되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사실상 용퇴를 건의했던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들은 모두 변동 없이 자리를 지켰다. 공석으로 있던 1차장검사 자리에는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 파견됐던 나병훈 검사가 발령났다. 친정부 인사로 분류되는 검사들의 승진 인사도 없었다. 다만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은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겸하게 하는 등 수사 권한을 부여했다.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는 이날 검찰인사위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에게 “대검은 인사 정상화를 위한 광범위한 규모의 인사 단행을 요청했는데, 법무부는 조직 안정 차원에서 빈자리를 메우는 소규모 인사 원칙을 통보해왔다”며 “대검에서는 진행 중인 중요 사건의 수사팀과 중앙지검 보직부장들의 현 상태를 유지하는 한편 사직으로 발생한 공석을 채우고 임의적인 ‘핀셋 인사’를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대검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대검 입장에서 ‘최소한의 마지노선’ 정도만 지켜진 반쪽 인사”라고 평가했다.
‘申 패싱’ 논란에 곤혹
하지만 박 장관이 이번 인사에서 예상과 다르게 권력비리 관련 수사팀을 해체하지 않은 것은 최근 벌어진 ‘신현수 민정수석 패싱’ 논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신 수석의 사퇴 의사로 곤란한 상황에 처한 박 장관이 윤 총장과 신 수석의 의사를 반영한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정치권 안팎의 질타도 크게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권력 수사나 현안 수사를 못하게 하는 인사 조치를 한 바 없다”며 “월성 원전 수사를 하는 대전지검이나 김 전 차관 사건을 수사하는 수원지검에 인사로 손을 댄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주말 동안 신 수석과 직접 만나거나 소통했는지 여부를 묻자 “구체적인 채널을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다”면서도 “청와대든 대검찰청이든 충분한 소통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장관이 민정수석을 ‘패싱했다’면 국정농단이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안효주/남정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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