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케이뱅크 투자유치 글로벌 PEF들 속속 합류

입력 2021-02-22 10:37  

≪이 기사는 02월19일(04:4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투자유치를 두고 전략적투자자(SI)와 국내외PEF들이 본격적으로 검토에 나섰다. 기업가치만 9조원을 훌쩍 넘긴 카카오뱅크 대비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인터넷은행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이 잠재 투자 후보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다만 일부 후보사이에선 뚜렷한 투자 성과가 없는 운용사와 인사들이 이번 거래에 참여한 점을 문제삼고 있다. 투자유치가 순항하려면 투명한 의사결정 절차를 통해 대주주인 KT로부터의 확실한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추진 중인 유상증자에 복수의 국내외 PEF와 전략적투자자(SI)들이 참여해 실사를 진행중이다. 해외의 대형 글로벌 PEF 상당수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달 중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를 선정한 후 상반기 거래 종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자문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가 맡고 있다.



케이뱅크는 이번 투자 유치로 최대 6000억원 가량의 자본확충에 나설 예정이다. 이 중 2000억원 가량은 기존 대주주인 BC카드 등 KT계열사들이 조달할 예정이다. 나머지 4000억원을 최대 네 곳의 후보들에 각 1000억원 규모씩 신주를 배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경우 각 후보들의 지분율은 5~10%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점쳐진다.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약 1조4000억원 수준에서 논의 중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7월 총 4000억원 투자 유치를 단행하면서 약 9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보통주 주당 5000원). 현재 당시 주당 가격에 30%가량 프리미엄을 붙인 주당 6500원 수준이 거론된다.

경쟁사인 카카오뱅크가 TPG아시아, 앵커에쿼티PE 등으로부터 투자유치에 성공하면서 인정받은 기업가치가 9조3000억원에 육박했던 점과 비교하면 7~8배 가량 격차가 나는 셈이다. 후보 사이에선 카카오뱅크가 추후 기업공개(IPO) 등에 성공하면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도 덩달아 재평가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유수의 글로벌 PEF들이 속속들이 합류하면서 외견상 흥행 국면에 돌입했지만 각 후보들의 고민도 깊다. 후보들은 콜옵션과 드래그얼롱 등 확실한 투자자보호장치(Downside Protection)을 요구하고 있지만, 케이뱅크 측은 협상 초기 보통주로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케이뱅크 측이 한 발 물러서 일부 조건을 협의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간극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 측이 투자자보호장치를 제공할 경우, 직전 투자유치에 참여한 IMM PE 등은 보호조항 없는 보통주 투자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반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대주주 KT 측의 의사결정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현재 케이뱅크의 지분은(전환주 포함) ▲BC카드(34%) ▲우리은행(26.2%) ▲NH투자증권(10%) 등으로 분산됐다. KT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라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등에 한정해 지분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점에 맞춰 BC카드를 통해 최대치까지 지분을 확보했다.

글로벌 PE 외에는 손정학 대표가 이끄는 국내 신생 PEF인 JS PE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JS PE는 다른 자산운용사와 공동투자자(Co-GP)로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해 주요 기관·공제회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손 대표는 2006년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설립한 웅진캐피탈에 합류해 M&A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2010년 현대커머셜로 이동하면서 사실상 PEF업계를 떠나있다 패밀리오피스 제니타스의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후보들 사이에선 손 대표의 현대커머셜 재직 시기 현대카드·현대차증권·현대라이프 등에서 근무하던 서호성 케이뱅크 신임 행장과의 인연으로 거래에 참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현재 지분구도상 KT측(BC카드)에서 우호적인 운용사 두여 곳만 확보하더라도 실질적으론 과반수 이상 지분을 보유한 효과를 볼 수 있다보니 글로벌 PEF 등 나머지 후보들은 매각 측의 의사결정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다만 손 대표는 "공동GP기 때문에 모든 의사결정을 파트너와 논의해 결정해야 하는 구조"라며 "전혀 사실 무근인 이야기로, 이번 거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해석들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양 사간 '플랫폼 경쟁력' 격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이란 점도 후보들에겐 본질적 고민이다. 업계 선두인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순이익 1100억원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은행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지난해 3분기 기준 4대 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의 NIM과 대비해 0.1~0.3%포인트 정도 높았다. 반면 케이뱅크는 순손실 폭이 점차 확대 중이다. 회사는 올해 흑자전환을 자신하고 있지만, 일부 후보 사이에선 단기간 턴어라운드가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업계에서 순항해왔다면 모르겠지만, 수장도 바꾸고 신규 투자유치로 재도약을 해보자는 취지의 거래에서 대주주 견제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후보들 입장에선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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