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대 공유' 타이칸 vs e-트론 GT…"나머진 다 다르다"

입력 2021-02-24 13:39   수정 2021-02-24 13:42


전기차 시대를 맞아 완성차 업체들의 '플랫폼' 공유가 활발해지고 있다. 전기차 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급속도로 재편되는 산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동차 업계 플랫폼 공유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차량이라도 디자인, 브랜드 정체성 측면에서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다.

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산차로는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CV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공유하고 있다. 수입차의 경우 'J1'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아우디폭스바겐그룹의 포르쉐 타이칸 4S와 아우디 e-트론 GT가 대표적이다.


플랫폼은 차체와 파워트레인 등 차의 기본 요소를 구성해 둔 일종의 뼈대다. 전기차 플랫폼의 경우 기존 엔진, 변속기 자리 등을 모터나 배터리가 대체하게 된다. 때문에 플랫폼이 같은 차량은 동력 성능이나 주행거리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플랫폼을 공유한 타이칸과 e-트론 GT 사례가 그렇다. J1 플랫폼 기반 타이칸과 e-트론 GT는 전·후륜에 탑재되는 고성능 전기모터와 최대 96kWh 용량의 배터리, 800V 급속 충전 시스템, 3챔버 기술의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 등 많은 분야에서의 기술 공유가 이뤄졌다.

타이칸은 모델에 따라 530마력(퍼포먼스 배터리)~571마력(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의 힘을 발휘한다. 총 용량 79.2 ㎾h 싱글 덱 퍼포먼스 배터리가 기본 사양이며 93.4㎾h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는 옵션으로 선택 가능하다. 국제표준시험방식(WLTP) 기준 주행 거리는 퍼포먼스 배터리가 407km,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가 463km다. 최고 속도는 250km/h, 제로백은 단 4초에 불과하다.

아우디 e-트론 GT는 86kWh 용량의 리튬 이온 배터리가 탑재, 1회 충전으로 WLTP 기준 최대 488km의 주행이 가능하다. 모터 출력은 기본 모델이 476마력(350kW) 고성능 모델은 598마력(440kW)이다. 제로백은 기본 GT가 4.1초, 고성능 GT는 3.3초다. 이 밖에 충전구가 앞 바퀴 휠 하우스 근처에 있으며, 사륜구동 방식의 4도어 쿠페 세단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아직 구체적 사양이 공개되지 않은 기아 CV도 현대차 아이오닉5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E-GMP 플랫폼 적용 차량의 주행 거리는 최대 500km에 이른다. 아이오닉 5의 주행거리는 롱레인지 후륜구동 모델 기준 410km~430km(국내 인증방식으로 측정한 결과)다. 후륜에 기본 탑재되는 모터는 최대 출력 160kW, 최대 토크 350Nm의 힘을 발휘한다.

아이오닉 5는 트림에 따라 전륜 모터를 추가해 사륜 구동 방식도 선택할 수 있으며, 사륜 합산시 최대 출력은 225kW, 최대 토크 605Nm까지 올라간다. 롱레인지 사륜 구동 모델의 경우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5.2초다.

E-GMP 기반 차량은 800V 충전 시스템을 장착해 초고속 급속충전기를 사용하면 18분 이내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5분 충전으로도 100km 주행이 가능한 셈이다. 자동차를 보조배터리로 사용할 수 있는 V2L 기능도 지원한다.

차량들간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디자인, 브랜드 정체성이다. 아이오닉5는 국산차 1호 '포니 쿠페'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셉트카 '45'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픽셀을 형상화한 '파라메트릭 픽셀'을 디자인 전반에 활용한 점이 특징이다. 반면 CV는 콘셉트카 퓨처론과 이매진 디자인을 공유해 근육질 쿠페 디자인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디 e-트론 GT는 뛰어난 성능을 가지면서도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하는 '그란투리스모' 차량이지만 포르쉐 타이칸은 승차감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더욱 높은 성능을 내는 스포츠카에 해당한다. e-트론 GT는 아우디가 그란투리스모 성향을 지향한다는 점을 제시하며, 타이칸은 전기 스포츠카 브랜드로 거듭나려는 포르쉐의 비전을 대표한다는 차이도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최근 플랫폼 공유를 활발히 하고 나선 것은 비싼 전기차 개발 비용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전기차는 엔진과 뼈대 중심의 내연기관차와 달리 자율주행·통합전자제어를 가능케 하는 소프트웨어와 그 운영체제(OS)가 핵심인데 이 소프트웨어 기술의 개발 비용이 만만치 않다. 폭스바겐은 테슬라 수준의 통합제어와 OS 개발에 약 5조원을 투입해야 한다. 전 세계 완성차 제조사들 가운데 연구 개발비용을 가장 많이 쏟고 있음에도 여전히 막대한 개발비가 투입돼야 하는 것이다.

새롭게 재편중인 시장 변화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타 업체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혼다는 전기차 플랫폼을 제공받기 위해 GM에 손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의 가솔린 엔진 기술을 전부 제공하는 것이 조건이다. 포드도 폭스바겐으로부터 전기차 플랫폼을 공급받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자동차 업체들의 플랫폼 공유 추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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