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세 현역' 김복희의 끝없는 도전

입력 2021-02-24 17:17   수정 2021-02-26 13:52

한국 현대무용의 선구자 김복희(72·사진)는 ‘평생 현역’이다. 1971년 명동 국립극장에서 첫 개인 공연을 가진 뒤 50년간 쉬지 않고 창작 활동을 이어왔다. 2013년 출간한 《춤으로 삶의 집을 짓다》에서 그는 이렇게 썼다. “미국 현대무용의 개척자인 마사 그레이엄은 92세에 별세했던 그해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섰다. 현대 발레의 혁명가인 모리스 베자르는 2007년 80세로 별세하기 두 해 전에도 신작을 냈다. 나도 ‘한국적 현대무용’이라는 끝이 없는 길을 힘이 닿는 데까지 가볼 생각이다.”

김복희무용단이 다음달 5~7일 서울 이화동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올리는 창단 50주년 기념공연 ‘춤의 향기’는 그의 이런 철학을 여실히 보여준다. 김복희는 이번 공연에서 신작 ‘우담바라’를 발표한다. 남지심이 쓴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김복희는 1971년 첫 작품 ‘법열의 시’를 발표한 뒤 불교적 소재에 천착해왔다. 그는 “모든 인간 존재는 각각 3000년에 한 번 피는 꽃만큼이나 소중하다는 사실을 무용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무용단의 대표 레퍼토리 ‘피의 결혼’도 공연한다. 김복희가 스페인의 저항작가 가르시아 로르카가 쓴 희곡을 바탕으로 1997년 발표한 작품이다. 세 남녀의 사랑과 죽음을 한국 고유의 춤사위와 장삼·방울 등 한국적 소품을 통해 비극적으로 표현했다. 이 작품은 뛰어난 예술성을 인정받아 본고장인 스페인 등 7개국의 도시 수십 곳에서 공연됐다.

김복희는 1975년 한양대 교수로 부임해 2014년 정년 퇴임할 때까지 수많은 후학을 양성했다. 한국무용학회 이사장과 대한무용학회 회장 등의 중책도 역임했다. 오랫동안 현대무용에 헌신해온 만큼 쉬고 싶을 법도 하지만, 70대에 접어든 2018~2019년에도 스페인으로 날아가 초청 공연을 하는 등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다.

함께 무대에 서는 이들의 면면은 이런 이력을 방증한다. 그간 김복희와 공연 및 작업을 함께해온 주요 무용수들이 총출동한다. 손관중 한양대 무용학과 교수(62)를 비롯해 50대의 서은정 대전대 교수, 40대의 박은성 한양대 겸임교수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른다. 김복희에게 배운 실력을 인정받은 30대 제자 김은정, 최재혁, 권민찬, 이예진 등도 출연한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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