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윤미향 등 與의원 "北 강력반발…한미훈련 연기하라"

입력 2021-02-25 11:16   수정 2021-02-25 11:23


김남국, 윤미향, 안민석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소속 의원 35명이 코로나19와 북한의 반발을 이유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연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북한 남성이 귀순 당시 3시간 동안 군 경계가 뚫리는 등 군 방어 태세가 해이해진 상황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과 열린당 소속 의원들은 25일 "국방부는 종전에 실시해온 것처럼 방어적 성격의 연합지휘소 훈련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까지 직접 나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며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를 촉구하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성명서'를 냈다.

이들 의원은 성명서에서 "올해 (북한) 당대회에서는 남북 관계의 '근본적 문제'로 내세우고 있다"며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우리는 보다 신중하고, 전략적인 대응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한반도 정세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이후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전으로 되돌아간 상황"이라며 "군사적 핫라인도 끊어진 상황이라, 휴전선 일대의 사소한 오해와 불신이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위험도 매우 높다"고 했다.

또 "현시점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은 북측의 강경 대응을 유발하고, 극단적인 외교·안보적 대립을 일으킬 수 있다"며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한반도 정책을 새롭게 검토하고 있으며, 그 결론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신 행정부가 한반도 정책에 대한 종합적이고, 정리된 입장을 만들기 전까지 역내 긴장을 심화시키는 것은 향후 한반도 정세 관리를 위해서도, 향후 남북, 북미관계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들 의원은 한미 연합훈련을 연기할 경우 북한이 상응하는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보증했다. 의원들은 "북한은 이미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을 내세우며, 한미가 자신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부합하는 인내심과 유연성을 발휘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긴장 완화 조치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음을 깊이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2018년 만들어진 평창 임시평화체제의 교훈을 되살려야 할 때"라며 "평화의 봄을 열기 위해서는 좀 더 여유가 있는 쪽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또 "북한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강력한 국경폐쇄 조치를 단행하면서 심각한 경제 위기를 맞이하면서 북한의 체제 특성상 먼저 손을 내밀 여력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북한 주민의 삶의 질 향상 등 인도주의적 상황 개선을 위해서라도 한국과 미국이 좀 더 인내와 유연성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한미 연합훈련의 연기 이유로 코로나19도 꼽았다. 의원들은 "무엇보다 지금은 우리도, 미국도 그리고 전 세계도 최우선적으로 코로나19와 싸워야 할 때"라며 "코로나19 대응에 군사훈련만 예외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가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코로나19 방역을 거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북한 남성이 귀순했을 때 군 CCTV의 10번이나 잡혔지만, 8번 놓쳤는 등 군 감시망이 속수무책으로 뚫리는 등 군의 경계 실패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아래는 전문.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를 촉구하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성명서]

<한반도 대화국면 조성과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br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연기를 촉구합니다!>

한미는 3월 둘째주 진행 예정인 한미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해 코로나19 등 제반 상황을 감안한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우리 국방부는 종전에 실시해온 것처럼 방어적 성격의 연합지휘소 훈련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까지 직접 나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올해 당대회에서는 남북관계의 ‘근본적 문제’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우리는 보다 신중하고, 전략적인 대응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재 한반도 정세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이후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전으로 되돌아간 상황입니다. 남북 간, 북미 간 상호 불신의 벽이 매우 높아 한 치 앞을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군사적 핫라인도 끊어진 상황이라, 휴전선 일대의 사소한 오해와 불신이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위험도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은 북측의 강경 대응을 유발하고, 극단적인 외교·안보적 대립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한반도 정책을 새롭게 검토하고 있으며, 그 결론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신행정부가 한반도 정책에 대한 종합적이고, 정리된 입장을 만들기 전까지 역내 긴장을 심화시키는 것은 향후 한반도 정세 관리를 위해서도, 향후 남북, 북미관계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면 북한이 상응하는 행동에 나설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많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미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을 내세우며, 한미가 자신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부합하는 인내심과 유연성을 발휘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긴장 완화 조치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음을 깊이 유념해야 합니다.

지금은 2018년 만들어진 평창 임시평화체제의 교훈을 되살려야 할 때입니다. 평창 임시 평화체제는 2017년 말 문재인 대통령께서 한미연합훈련 연기 제안과 김정은 위원장의 화답으로 성립되어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까지 연결된 한반도 긴장 완화의 프로세스의 모범사례가 되었습니다.

평화의 봄을 열기 위해서는 좀 더 여유가 있는 쪽이 먼저 움직여야 합니다. 북한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강력한 국경폐쇄 조치를 단행하면서 심각한 경제 위기를 맞이하면서 북한의 체제 특성상 먼저 손을 내밀 여력이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 주민의 삶의 질 향상 등 인도주의적 상황 개선을 위해서라도 한국과 미국이 좀 더 인내와 유연성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우리도, 미국도 그리고 전 세계도 최우선적으로 코로나19와 싸워야 할 때입니다. 지난해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 과정에서 확진자가 발생했고, 며칠 전인 16일에는 국방부 합동참모본부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 20명이 자가격리조치에 취해진 사실이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응에 군사훈련만 예외일 수 없습니다.

우리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5인 이상의 인원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고, 자영업자들의 영업도 제한하고 있는 이때 대규모 군사훈련을 강행하여 코로나 위기를 심화시킨다면 어느 국민이 정부의 방역 제한 조치에 따를 것인지도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지금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입니다. 따라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전략적인 방편으로서 한미 정부가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연기를 결단해주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

2021년 2월 25일

대한민국 국회의원

강훈식, 김남국, 김성주, 김성환, 김승남, 김승원, 김용민, 김원이, 김홍걸, 민형배, 박완주, 서동용, 소병훈, 신정훈, 안민석, 위성곤, 유정주, 윤미향, 윤영덕, 윤영찬, 이규민, 이동주, 이수진, 이수진(비례), 이용빈, 이용선, 이장섭, 이학영, 이해식, 임호선, 정춘숙, 조오섭, 진성준, 최강욱, 황운하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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