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 5주만에 사우디 정상과 통화…"트럼프와 딴판"

입력 2021-02-26 08:4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통화하고 "양국간 관계를 가능한 투명하고 강력히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기 판매와 사우디 왕세자에 대한 조력 등을 두고 강한 친(親)사우디 기조를 유지했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바이든, 예멘 내전 종식·인권 중시 등 재차 강조
이날 미국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살만 왕이 중동 지역 안보 등을 논의했다"며 "양국간 관계의 역사성 등에 대해도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가 언급을 피했던 예멘 내전 종식 문제, 인권 문제 등도 통화에서 거론했다. 예멘 내전은 사실상 사우디와 이란간 대리전으로 통한다. 미국은 그간 사우디 주도 아랍연합군에 무기와 물자 등 각종 지원을 해왔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 사우디에 예멘 관련 군사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공언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예멘 내전 종식을 위한 미국과 유엔의 노력 등에 대해 말했다"며 "미국이 보편적 인권과 법치주의를 중시한다는 점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카슈끄지 보고서'는 언급 안해
이날 통화는 미국 국가정보장(DBI)이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을 조사한 보고서를 공개하기 전 이뤄졌다. 로이터통신은 "카슈끄지 보고서는 미국과 사우디간 관계를 경색시킬 수 있는 문건"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살만 왕 사이 통화에선 카슈끄지 보고서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카슈끄지 보고서는 당초 이날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아직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이 문제에 정통한 한 인사를 인용해 "양국 정상간 통화 후 보고서를 공개하기 위해 공개 시점이 미뤄졌다"고 말했다. 유엔 등이 카슈끄지 피살 사건 핵심 배후로 지목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번주 초에 수술을 거친 것도 보고서 공개가 일부 지연된 이유다.

카슈끄지는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사우디 왕실을 비판한 인물로 2018년 10월 터키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살해됐다. 유엔 등은 자체 조사 결과를 통해 카슈끄지 살해 배후로 무함마드 왕세자를 공식 지목했다.
사우디 정상과 한달만에 통화…왕세자는 '패싱'

이번 통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한지 약 5주만에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 실권자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친밀했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는 통화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지난 18일 무함마드 왕세자와 통화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의 국방장관을 겸하고 있다.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 대통령과 상대로서 이야기를 나눌 이는 살만 국왕"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달리 무함마드 왕세자를 미국 대통령과 '동급'인 협상 상대로 보지 않겠다는 의미다.

주요 외신들이 미국이 사우디와 관계 재조정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앞서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과 사우디간 관계를 재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사우디와 관련해 우려되는 사항에 대해선 우려를 표명할 것이고, 사우디가 책임질 일이 있는지도 따져볼 것"이라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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