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 공부합시다] 인플레이션의 다양한 원인을 분석·탐구해야

입력 2021-03-01 09:00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있고, 인플레이션을 보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마요네즈, 샐러드 드레싱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크래프트하인즈의 미구엘 파트리시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이처럼 나타냈다. 최근 무슨 경제적 현상이 나타나기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일까?
원자재 슈퍼 사이클
우선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가격 상승을 주요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한때 선물시장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석유뿐만 아니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 선물(3개월 앞서 거래되는 물량) 가격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주석, 니켈, 금, 은, 철광석과 심지어 곡물 가격 또한 지난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저점을 찍은 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신문 기사나 뉴스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보고 ‘원자재 슈퍼 사이클’이 10년여 만에 다시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주목하고 있다. 여기서 슈퍼 사이클이란 원자재 등 상품시장 가격이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뜻한다. 구리, 철광석과 같은 원자재는 산업의 생산 활동을 위해 필요한 생산요소다. 따라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기업의 생산비용이 상승하게 된다. 이는 공급 충격을 발생시켜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을 초래한다.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는 생산성 증가율보다 높은 과도한 임금 인상과 석유나 구리, 철광석, 옥수수와 같은 원자재 가격의 급등 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총공급곡선(AS)이 좌측으로 상향 이동해 경제는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지지만 물가는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공급 측면만이 아니라 수요 측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
최근 전문가들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것은 수요 측면에서의 요인도 크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예고하고 있고, 중국 또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제가 회복되면서 산업 활동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중국의 경기 회복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이후 예상되는 ‘보복소비’ 등이 수요 증가를 이끌 것이란 기대가 높다. 그리고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펴면서 통화량이 늘어난 것도 인플레이션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케인스 학파에서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이나 기업의 투자 증가 등을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본다. 반면, 통화주의 학파는 통화량의 증가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완화정책을 인플레이션 원인으로 보는 것은 통화주의 학파의 관점이다. 앞선 두 학파의 인플레이션에 관한 원인은 ‘수요견인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수요견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총수요(AD)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한다. 그러면 균형 상태보다 초과수요가 발생해 물가가 상승한다는 논리다.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전망
하지만 인플레이션의 요인은 복합적이다. 수요와 공급, 경제 심리 등을 모두 살펴야 한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각국 경제가 ‘셧다운’되는 등 경기 침체가 깊어지면서 물가 수준이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했다. 하지만 현재는 오히려 경제가 다시 회복되면서 소비·투자 등이 살아나는 수요 측면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급 측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중앙은행의 무제한 양적완화와 같은 통화정책으로 인해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이전과 비교해 매우 높은 상태다. 한국 또한, 작년에만 300조원이 시중에 풀리면서 물가가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인플레이션이 급격하게 발생하면 화폐 가치가 하락해 지폐가 한낱 종잇조각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에, 정책당국은 면밀히 물가 동향을 살펴야 한다.

정영동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 jyd54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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