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로 발견된 3살 여아 사망원인 미상…"굶어 숨진 듯" [종합]

입력 2021-02-26 13:40   수정 2021-02-26 13:42

경북 구미 한 빌라에 방치된 채 숨진 3세 여아 중간 부검 중과 사망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발견 당시 반미라 상태였던 여아가 굶어 숨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미경찰서는 26일 "여아가 숨진 뒤 약 6개월이 지나는 동안 장기가 부패해 사망 원인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사망 원인은 미상이고 뼈가 부러진 흔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아이가 살해됐는지 또는 방치된 채 굶어 사망했는지 등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3살 딸 빈집에서 숨 거둘 때 "사랑해" 사진까지 올린 엄마
A씨는 딸을 홀로 남겨두고 인근 빌라로 이사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 상태에서 지난 19일 검찰에 송치됐다.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친모 A씨는 지난해 8월 초 인근 빌라로 이사하기 전에 홀로 남겨둔 딸의 사진을 촬영했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에서 작년 8월 초 이사 직전 딸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휴대전화에 딸의 사진이 여러 장 있었다. 이 가운데 이사 전에 촬영한 사진이 있었던 것으로 본다"면서도 "아동의 존엄성과 관련해 딸의 사진 속 상태 등에 대해서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촬영 당시 아동의 상태가 심각한 수준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A씨는 자신의 아이를 빈 집에 버린 지 3개월째 되던 지난해 11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팔베개한 딸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사랑해 말 좀 잘 들어줘 제발"이라는 문구를 올렸다. 이후에도 자신의 SNS에 딸 사진을 꾸준히 올렸다.

올해 초에는 "2021년 더 행복하자"는 글과 함께 지금의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A씨는 딸을 버린 뒤 반년 가까이 한 번도 빌라에 들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때문에 딸이 숨졌을 상황을 염두에 두고 알리바이를 마련하기 위한 행동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친모, 새 아이 출산하러 3살 여아 버리고 떠나
친모 A씨는 재혼한 남자의 아이를 임신 중이었으며 출산을 앞두고 전 남편 아이를 빈집에 버려둔 채 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인근 빌라로 이사 간 A씨는 같은 달 말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그러면서도 A씨는 매월 전 남편 아이 양육수당과 아동수당을 챙겨온 것으로 밝혀졌다.

A씨가 가재도구 등을 모두 챙겨서 집을 나서면서 홀로 남겨진 아이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경찰은 A씨의 딸이 작년 8월 무더위 속에서 홀로 빌라에 남아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굶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추정에는 A씨가 지난해 8월 초 빌라를 떠나면서 찍은 딸의 마지막 사진도 근거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전 남편의 아이라 보기 싫었다" 며 "아이가 (빌라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마) 죽었을 것이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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