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첫 환자 나온 지 403일 만에…"백신 맞으니 안심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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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2-26 17:30   수정 2021-02-27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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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첫 환자 나온 지 403일 만에…"백신 맞으니 안심돼요"


26일 오전 9시 서울 금천구보건소 2층 백신 접종실. 금천구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게 된 요양보호사 신정숙 씨(60)가 긴장한 표정으로 접종실에 들어섰다. 신씨의 왼팔에 주사를 놓는 데 걸린 시간은 5초 남짓. 이후 의료진은 주의사항과 함께 8주 뒤 다시 보건소를 찾아 2차 접종을 하라고 안내했다. 접종을 마치고 나온 신씨는 “약간 아팠지만 참을 수 있는 정도였다”며 “이제 안심이 돼 좋다”고 말했다.
메스꺼움 호소하는 접종자도 나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날 오전 9시 전후로 전국의 보건소와 요양병원 등에서 동시에 시작됐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 20일 이후 403일 만이다. 오후 6시 기준 접종자는 1만6813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오는 9월까지 전 국민의 70% 이상에게 백신을 접종해 11월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1호 접종자는 서울 노원구 상계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이경순 씨(61)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1호 접종자를 지정하지 않았지만 노원구보건소가 전국적으로 예정된 시간보다 15분 먼저 접종을 시작해 이씨가 사실상 1호 접종자가 됐다. 이씨는 “지난 1년 동안 코로나19 때문에 불안했는데 맞고 나니 안심이 된다”며 “다른 주사를 맞을 때와 특별히 다른 점은 없었다”고 했다. 도봉구에서 가장 먼저 백신을 맞은 노아재활요양원장 김정옥 씨(57)는 접종 후 의료진에 메스꺼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의료진은 접종을 마치고 대기하던 김씨의 맥박과 혈압을 확인한 결과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판단 내렸다. 김씨는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경북 포항에선 50대 여성이 접종 후 고혈압 증세를 보여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 여성은 두통약을 처방받은 뒤 퇴원했다. 인천에서는 40∼50대 요양병원 간호사 2명이 혈압이 오르고 저린 느낌을 호소했으나 수액 주사를 맞고 호전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백신 접종 현장을 찾았다.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방문한 문 대통령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오상철 마포보건소장으로부터 예방접종 계획을 보고받은 뒤, 김윤태 푸르메 넥슨어린이재활병원장(60)이 백신을 맞는 모습을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정 청장이 오늘 접종한다는 말에 “대통령에게는 언제 (백신 접종) 기회를 주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 청장은 “순서가 좀 늦게 오시기를”이라고 답해 논란이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이 불안한 상황이 오지 않길 바란다는 뜻으로 보면 될 것 같다”며 “안심하고 맞게 되는 상황이 오면 대통령이 먼저 솔선수범할 필요가 없다는 뜻의 문답”이라고 설명했다.
“경각심 무뎌지면 확진자 되레 증가”
전문가들은 오랜 시간 기다렸던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아직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해외에선 백신 접종이 시작된 뒤 경각심이 무뎌져 확진자가 되레 증가하는 사례도 있다”며 “앞으로도 철저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신 공급이 정부 계획대로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이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정부는 7900만 명분의 백신을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이 중 올 상반기 공급시기가 확정된 물량은 561만 명분에 불과하다. 백신을 무력화시키는 변이 바이러스도 우려 요소로 꼽힌다. 화이자는 최근 “자사의 백신이 남아프리카공화국발(發) 변이를 상대로 항체 보호 효과가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국내 확진자는 벌써 140여 명에 달했다. 무엇보다 백신 접종 현황과 결과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의 불신을 잠재우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천 교수는 “국민이 백신 접종을 거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정보를 숨김없이 공개해 믿음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관/강영연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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