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첫 전투기 베일 벗었다…KFX사업 24조원 생산유발 효과

입력 2021-03-01 12:34   수정 2021-03-01 13:24

“종이 비행기가 실제 비행기로 거듭나는 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찾은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KAI) 생산 공장에서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다음달 시제기 1호기 출고를 앞둔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축구장 3개를 합친 넓이(2만1600㎡)의 거대한 공장에는 총 6대의 시제기가 줄지어 서있었다. KF-X는 동체 길이 16.9m에 날개 길이 11.2m로 현존 전투기 중 맥도널 더글러스의 F-18과 크기가 비슷하다. 이 공장에는 6대의 시제기와 똑같은 모양의 시험기도 두 대 있다. 시험기는 지상에서 실제 수명 시간(약 8000시간)의 2.5배까지 견딜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내구성 시험 등에 활용된다.

처음으로 국산 기술로 전투기를 만드는 KF-X 사업은 2015~2028년 사이 8조8000억원이 투입돼 ‘단군 이래 최대 무기 개발사업’이라 불린다. 2026년까지 기본 비행성능과 공대공 전투능력을 구비하는 체계개발이 모두 끝나면 이후 2년간 공대지 전투능력을 구비하는 추가 무장시험이 진행된다. 다음달 최초로 출고되는 시제기 1호기는 현재 약 93% 공정이 완료된 상태다. 이번달 연두색 동체인 전투기에 진회색의 옷을 입히면 출고 준비가 끝난다. 2~3호기는 올해 말, 4~6호기도 내년 상반기 중 제작이 완료된다. 처음으로 지상을 박차고 올라가는 시험 비행은 내년 진행된다.

전투기 동체 뿐 아니라 80여개의 주요 부품도 국산화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공중전에서 적기를 먼저 식별하고 지상 타격 목표물을 찾아내는 ‘전투기의 눈’인 AESA(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더 등은 우리 기술로 독자 개발했다. 핵심 장비인 엔진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제품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도입해 39%의 국산화율을 보이고 있다. 전체 부품의 국산화율은 65%를 넘겼다. 시뮬레이터나 경비지원 장치 등의 훈련체계는 90% 국산화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KF-X사업의 생산유발 효과가 24조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조사 KAI는 사업 시작 이듬해인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미 본사와 1차 협력업체만을 따져 1만1000여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정광선 방사청 KF-X사업단장은 “사업 완료시까지 취업 유발효과는 11만명에 달할 것으로 본다”며 “본격 양산이 시작된다면 엄청난 인력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0여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사업기간 때문에 일정이 한번이라도 어긋날 경우 사업 일정이 틀어질 수 있다. 류광수 KAI 고정익사업부문장은 “시험비행 일정이 빡빡한데 날씨가 좋지 않거나 내부 준비가 지연되면 애초 시한을 맞추지 못할 수 있다”며 “과거와 달리 지금은 주 52시간 근무제로 현장에서 더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총 사업액의 20%를 부담하며 한국과 공동 개발에 참여한 인도네시아의 미온적인 태도도 문제다. 인도네시아는 경제난을 이유로 개발 분담금을 6044억원을 미납하고 있지만 현재 미국·프랑스 등에는 전투기 구매 의사를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정 단장은 “양국은 최선을 다해 서로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도 “공동개발 무산 등의 상황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사업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사천=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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