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 한국관광학회 신임 학회장 "코로나, 관광산업 혁신 위한 축적의 시간 돼야"

입력 2021-03-01 18:17   수정 2021-03-02 00:09

“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관광업계는 지금 절망적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절망에만 빠져 있어선 안 되겠죠. 어려운 시기를 혁신의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훈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장(56·관광학부 교수·사진)이 1일 한국관광학회 신임 학회장으로 취임했다. 지난달 말 그의 연구실을 찾아 코로나19 시대 한국 관광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얘기를 들어봤다. 한국관광학회는 관광 분야를 연구하는 국내 학술단체 가운데 가장 권위가 높고 오래된 학회다.

연구실에는 이 학회장과 함께 대학생 두 명이 있었다. 이 학회장은 “관광학부 제자들”이라고 소개하며 “코로나19 시대에 관광학을 전공하는 제자들의 진로와 학교 교육에 대해 대화하고 있었다”고 했다. 인터뷰는 학생들의 진로 이야기로 시작됐다. 이 학회장은 “요즘 가장 큰 고민이 학생들의 진로”라며 “관광산업 자체가 사실상 ‘셧다운’된 상태라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학회장은 절망에만 빠져 있지 않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관광 분야 고급 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국내 관광업계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이 굉장히 더딘데, 6개월 정도 정부와 대학, 기업이 연계해 학생들에게 디지털 교육을 제공하고 소정의 교육수당도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싱가포르는 정부가 교육수당을 지원하는 방식의 관광 인력 육성을 시작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학회장은 국내 관광업계도 코로나19를 ‘혁신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했다. 전제는 디지털 관광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이다. “백신 보급으로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종결된다고 해서 관광업계가 2019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코로나19로 여행 패턴 자체가 변했어요. 여행업계도 디지털화 속도가 빨라졌고, 패키지 여행보다 개인 맞춤형 관광이 대세가 됐습니다. 안타깝게도 디지털로 무장한 여행용 플랫폼은 대부분 해외 기업입니다. 혁신하지 않으면 코로나19 종식의 열매는 해외 플랫폼 기업들의 몫이 될 것입니다.”

이 학회장이 말하는 해외 플랫폼은 온라인 트래블 에이전시(OTA)로도 불리는데, 호텔스닷컴과 같이 여러 호텔 가격을 동시에 비교해 예약을 돕는 플랫폼들이다. 국내에도 야놀자, 여기어때 등 기업이 있지만 국내 여행객만 일부 사용할 뿐 해외 여행객은 모두 해외 OTA를 이용해 한국을 여행한다는 게 이 학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어려운 시기이지만 지금이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축적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며 “정부는 호텔 등에 보조금만 지급하는 ‘유지전략’을 쓰고 있는데, 혁신을 위해선 관광업계에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인재를 함께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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