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대통령과 원팀…강한 서울 만들겠다"

입력 2021-03-01 19:16   수정 2021-03-02 01:37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세 번째 도전 만에 서울시장 선거 본선 무대에 진출했다. 다음달 열리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면 ‘최초 여성 서울시장’으로 기록된다.
“본선 경쟁력에서 승부 갈려”
더불어민주당이 1일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진행한 결과 일반 여론조사뿐 아니라 권리당원 투표에서도 박 전 장관이 우상호 민주당 의원을 크게 제쳤다. 일반 여론조사에서는 박 전 장관이 71.48%, 우 의원이 28.52%를 득표했다. 온라인 투표와 자동응답전화(ARS) 투표를 합산한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박 전 장관은 63.54% 득표율로 36.46%에 그친 우 의원을 크게 앞섰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지역 의원은 “박 전 장관이 우 의원에 비해 야권 단일후보와 맞섰을 때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인지도가 높은 데다 중도층 공략 가능성을 봤을 때도 박 전 장관이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도층 공략에서 성과를 거둔 결과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 전 장관은 21분 교통거리 내 직장·교육·의료·쇼핑 등을 누릴 수 있는 ‘21분 콤팩트 도시’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실생활 이슈를 파고들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강한 시장론’을 내세우며 본선에서 “필승하겠다”고 자신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서울시민과 일 잘하는 시장이 강한 서울을 만든다”며 “장관 시절 검증된 행정력과 입증된 성과 그리고 추진력으로 서울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울을 ‘사람중심도시’ ‘그린다핵분산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21분 콤팩트 도시’ 공약과 궤를 같이하는 약속이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당선된 이후 지지부진했던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정책도 활발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평당 1000만원대 반값 아파트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앞당기는 서울시장이 되겠다”며 “30년 넘은 낡은 공공임대주택 단지부터 당장 재건축을 시작해 내 집 마련 꿈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사상 최초 여성 시장 나오나
박 전 장관은 MBC 기자 출신으로 2004년 열린우리당 대변인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 ‘유리천장’을 깨는 행보로 주목받았다. 19대 국회에서는 헌정사상 첫 여성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첫 여성 원내대표를 맡았다. 그는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으나 무소속 시민사회 후보로 나선 박원순 전 시장과의 야권 단일후보 경선에서 패했다. 2018년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도 박 전 시장에게 밀려 2위를 했다.
與, 재난지원금·부동산 세몰이
민주당은 이번주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까지 확정되면 4차 재난지원금과 자영업 손실보상제 등 코로나19 피해자 구제 방안에 전력을 쏟는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이 지난달 말 합의한 4차 재난지원금 규모(19조5000억원)도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에도 중도층 표심이 반응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4일 여의도 면적의 4.3배 규모인 경기 광명시흥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지난달 초 발표한 2·4 부동산 공급대책의 후속책이지만 서울지역 부동산시장이 영향을 받으면서 민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친문 인사는 “최근 정부의 강도 높은 주택 공급 정책들이 선거에서 부동산 분노를 어느 정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민주당은 2·4 부동산 대책에 필요한 입법 과제들을 이달 임시국회에서 신속하게 처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다음달 선거를 앞두고 2차 신규 택지 후보지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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